유명인 사칭, 문서 위조해 수억원 편취…금감원 “불법리딩방 엄중 조치”

유사투자자문업체 불법행위 기승
금감원, 연말까지 500여개 업체 일제 점검

금융감독원

# “최대 30~40%의 수익 보장합니다.” A씨는 최근 유명 투자 유투버를 사칭한 문자를 받았다. 사칭범은 A씨에게 일대일 투자 상담을 해주겠다고 현혹했다. A씨는 상담 과정에서 사칭범에게 현혹돼 사설거래소에 투자했지만, 사칭범은 투자금을 편취하고 잠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런 불법 리딩방이 증가하고 있다며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더 강화하겠다고 25일 밝혔다. 금감원은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의 영업 채널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이런 리딩방 불법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올 6월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의 불법행위 단속반(이하 단속반)을 설치했다. 이어 ‘불법 리딩방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8월에는 검찰청과 ‘자본시장 불법행위 대응 및 협력 강화’ 업무 협약을 맺었다. 그 결과 지난달 기준 103개 업체를 직권 말소했다.

금감원이 적발한 주요 불법행위를 살피면 투자자문업자 B씨는 고객에게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비상장주식을 매매·중개했다. 하지만 고객의 투자금만 편취하고 비상장 주식을 입고하지 않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 또 방송플랫폼을 이용해 미등록 투자자문 행위를 하거나 교수, 주식 전문가 등 유명인으로 속여 말하는 행위도 적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른바 ‘바람잡이’를 고용해 투자자를 현혹한 사례, 공공기관에서 손실보상을 해준다며 문서를 위조한 사례도 발각됐다. 

이에 더해 비상장주식을 곧 상장할 것처럼 위조한 서류로 투자자를 현혹하거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통해 특정 종목을 집중 매수하도록 해 단기간 주가를 올리는 시장 질서 교란 행위도 이어졌다.

금감원은 이런 불법행위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투자자 유의사항을 당부했다. 우선 정보 제공자를 확인해야 한다. 투자 조언을 하는 자가 신뢰할 만한 자격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한다. 금감원 누리집 파인에서는 정보 제공자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신고된 유사투자자문업자인지 조회할 수 있다. 또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누리집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 누리집을 통해 투자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리딩방 이용 시 시세조종 등 증권 불공정거래 행위에 노출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단속반을 기반으로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연말까지 암행∙일제 점검, 현장 단속 및 홍보활동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연말까지 한국거래소와 1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암행 점검을, 금융투자협회와는 500여개 업체를 일제 점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