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경색 1년’...비우량 회사채 금리 다시 11%대로 치솟아
PF ABCP A2급 금리도 11%대로 급등
약한 고리부터 자금조달상황 악화되는듯
저축은행 이어 미디어·유통 등급전망 하향
당시 비우량등급에 해당하는 BBB-급 회사채 금리(무보증 3년)가 11%대까지 치솟았는데 1년이 지난 이달 중순 11%대 금리로 다시 올라섰다. 금융당국의 관리하에 자금시장 경색상황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지만 현재의 고금리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 속에 자금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BBB-급 회사채 금리는 지난 7일 11%대로 올라선 후 11%대 금리 수준에서 안착하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11.06%로 마감했다. 연중 최고치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기록한 11.201%다.
수년간 저금리 상황에서 10%대를 밑돌던 BBB-급 회사채 금리가 가장 최근에 11%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23일이다. 강원도가 레고랜드를 포함한 관광지 개발사업을 벌인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채무를 갚지 않겠다고 밝힌 시점이다.
이후 올해 1월초까지 4개월간 BBB-급 회사채 금리는 11%대를 기록했다. 즉 신용등급이 비우량등급에 해당하는 기업의 회사채 금리 수준을 통해 보여지는 기업의 현재 자금조달상황은 지난해말의 경우처럼 어려워진 셈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우량등급에 해당하는 기업의 자금조달상황은 낫다고 볼 수 있다. AA-급의 현재 회사채 금리(3년만기)는 4.6%대로 지난해 9월말 5%대 금리는 물론이고 연중 최고치(5.26%)에 크게 미치지 않는다. 기업의 단기자금조달 창구인 기업어음(CP·A1급 91일물) 금리도 현재 4%대 초반으로 지난해말 5.5%대까지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 들어 A2급 PF ABCP 유통금리(주간 기준)가 11.8%까지 상승했다. 전달 A2급 월 평균 금리가 6.9%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5%를 밑돌던 A2급 PF ABCP 평균금리(월간)는 자금시장 경색상황에서 작년말 11%대로 급등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청담동 프리마 호텔부지 개발사업 브릿지론(4640억원) 차환 실패, 용산 상업시설 개발사업(500억원) 디폴트 등 서울 핵심지역에서 만기연장에 실패한 사례들이 속출하며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며 “유동화증권으로 전환된 대출의 경우 차환에 실패할 경우 유동화증권에 신용공여한 증권사와 건설사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금융의 핵심 역할을 하는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6월말 기준 17.3%에 달한다. 2021년말 3.7%에 그쳤던 연체율이 지난해말 10.4%로 1년만에 크게 올랐고, 올해도 반년 만에 증가폭이 지난 한해 증가폭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상승했다.
부동산 PF 관련 우려 업종인 저축은행은 물론이고 미디어, 유통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이 하향조정되며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6~7월에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키움저축은행(A-), OK저축은행(BBB+), 웰컴저축은행(BBB+), 바로저축은행(BBB+)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린데 이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일 더케이저축은행(BBB)과 페퍼저축은행(BBB)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들어 JTBC(BBB)와 SLL중앙(BBB+)의 등급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고,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내렸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른바 ‘레고랜드’사태가 발생한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채권시장에 긴장감이 다시 형성되고 있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신용위험의 확대에 따른 신용이벤트의 성격은 전혀 아니며 거시적인 경제금융상황이 이전보다 긴축적으로 움직이는데 따른 반응이라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유가 상승에 은행채 발행 증가 등 수급요인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 자금조달시장의 구조적인 우려가 있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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