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핸드폰 망가졌어” 아들의 다급한 요청 응하자... 3억 사라져
60대 이상 155명, 최대 3억원 피해
불법 도박사이트 연계 ‘신종 자금세탁’
자녀를 사칭해 문자메시지를 보내 원격 접속 앱을 설치한 뒤 예금 등을 빼내는 수법으로 63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금융기관의 계좌 지급정지 조치를 피하려고 불법 도박사이트로 피해자 돈을 이체해 제3의 계좌로 돈을 빼돌리는 신종 자금세탁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B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문자 금융사기 수법으로 총 155명으로부터 63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먼저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60대 이상에게 자녀를 사칭해 “엄마, 폰을 떨어트려 파손보험을 신청해야 한다”며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속은 피해자들이 문자메시지에 연결된 원격 접속 앱 링크를 누르면 피해자 스마트폰을 해킹해 신분증,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등 금융 정보를 알아냈다.
이들은 올해 3월께 피해자 딸을 사칭해 “엄마, 핸드폰 떨어뜨렸더니 터치가 안되서 수리 맡기고 파손보험 신청해야되는데 도와줄 수 있어?”라는 문자를 한 60대 여성에게 보낸 뒤, 피해자에게 원격접속 앱을 설치하게 한 후 은행대출과 보험해지 등으로 3억 900만원을 빼냈다.
이들 일당은 빼돌린 돈을 피해자 명의로 가입한 불법 도박사이트의 입금 계좌로 이체·환전한 뒤 곧바로 제3자 명의 계좌로 환급받는 신종 자금세탁 수법을 사용했다. 피해자들이 신고해도 금융기관이 불법 도박사이트 입금 계좌만 지급정지 시킬 수 있을 뿐 피해자 돈은 A·B씨 등의 수중으로 이미 들어간 뒤였다.
자금세탁 과정에서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의 명의와 인터넷 광고로 모집한 대출희망자로부터 제공받은 선불유심과 개인정보를 도용해 불법 도박사이트 300곳에 회원으로 무단 가입하거나, 대포계좌 148개를 도박금 환전계좌로 등록해 이용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휴대폰 32대와 대포유심 계좌 121개를 압수하고, 4억 5000만원을 법원의 결정으로 추징보전하는 등 총 7억 5000만원의 범죄수익을 환수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자녀에게서 금전 요구나 핸드폰 보험 등의 문자나 메시지를 받으면 반드시 전화해 진위여부를 물어봐야 한다”며 “스마트폰에 신분증, 계좌·신용카드 정보를 절대 저장하지 말고 모르는 문자에 포함된 링크를 클릭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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