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넘어 PC까지'…삼성, 차세대 D램으로 불황 넘는다
반도체 적자 불구 R&D 확대…상반기 13.8조
삼성전자가 차세대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개발을 통해 반도체 불황 극복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LPDDR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한 저소비전력 D램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모바일 기기에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PC, 서버 등에도 사용해 전력 소모를 줄이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태블릿, 노트북 등으로 응용처를 확대에 나섰다.이번에 공개한 LPCAMM(Low Power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도 그 일환이다.
LPCAMM 업계 최초 개발
삼성전자는 LPDDR D램 기반 7.5Gbps(1초당 전송되는 기가비트 단위의 데이터) LPCAMM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LPCAMM은 LPDDR 패키지 기반 모듈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PC(개인용컴퓨터)·노트북 D램 시장에 새로운 폼팩터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근거는 기술력이다. 기존 제품 대비 성능·저전력·디자인 효율성 측면에서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는 자신감이다.
기존 PC나 노트북에는 LPDDR 패키지 제품을 메인보드에 직접 탑재한 온보드(On-board) 방식이나 DDR 기반 So-DIMM(Small Outline Dual In-line Memory Module)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온보드 방식은 메인보드에 직접 탑재돼 교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So-DIMM도 전송 속도, 공간 효율화 등에서 물리적 개발 한계가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LPCAMM은 기존 제품의 장점은 채택하면서도 단점은 개선한 제품이다. LPDDR을 모듈에 탑재해 고성능, 저전력을 구현함과 동시에 탈부착을 가능하게 했다. 이로써 제조사에는 제조 유연성을 확보하고 사용자에게는 교체·업그레이드 등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PCAMM은 So-DIMM 대비 탑재 면적을 최대 60% 이상 감소시켜 배터리 용량 추가 확보 등 내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또 성능은 최대 50%, 전력효율은 최대 70%까지 높여 인공지능(AI)·고성능 컴퓨팅(HPC)·서버·데이터센터 등 응용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LPCAMM은 인텔 플랫폼에서 7.5Gbps LPCAMM 동작 검증을 마쳤다. 내년 상용화를 위해 연내 인텔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와 차세대 시스템에서 검증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PCAMM 개발 계획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 시제품 양산을 시작해 하반기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격차' 기술력으로 D램 선두 지킨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술력을 앞세워 메모리 시장 선두 주자로서 차세대 제품에서도 앞서가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LPCAMM 뿐 아니라 고용량 D램 라인업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올해 5월 12나노급 16Gb DDR5 D램을 양산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업계 최초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도 공개했다. 32Gb는 D램 단일 칩 기준으로 역대 최대 용량이다.
지난 7월에는 '32Gbps GDDR7(Graphics Double Data Rate) D램'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기존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는 1.4배, 전력 효율은 20% 향상된 제품이다. 향후 차세대 고성능 컴퓨팅,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모리 시장에서의 초격차 기술력을 위해 연구개발비용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으로 올해 반도체 사업이 적자를 기록 중임에도, 미래 성장을 위한 기술 개발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삼성전자의 연구개발비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3조777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분기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1% 수준이다. 3년 평균 비중(8.4%)보다 2.7%P(포인트) 높아졌다. 올 상반기 DS(반도체) 부문의 영업손실이 8조9400억원에 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부사장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고성능, 저전력, 제조 융통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LPCAMM은 PC·노트북과 데이터센터 등으로 점차 응용처가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앞으로 삼성전자는 LPCAMM 솔루션 시장 확대 기회를 적극 타진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여 메모리 산업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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