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팬카페 30만명 뿔났다…아우디에 무슨 일이?

안경무 기자 2023. 9. 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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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기 대표, '성과 부족' 목소리 나와
판매량 제자리…턱 밑까지 추격한 '볼보' 위협
'상시 할인' 정책에 브랜드 이미지 실추 지적도
지속되는 AS 불만… 소비자 단체행동 조짐
[서울=뉴시스]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이 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한 '더 뉴 아우디 Q4 e-트론 40'과 '더 뉴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 40' 출시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2022.9.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국내 최대 규모의 아우디 온라인 카페가 요즘 심상치 않다. 독일 완성차 아우디에 대한 애정으로 출발한 이 카페는 최근 카페 운영진을 중심으로 회원들에게 아우디코리아의 개선 사항을 한데 모으며 아우디코리아와 대립할 태세다. 이는 한국 내 아우디 브랜드의 위상 하락과 연관이 있다.

일부에선 아우디코리아의 수장인 임현기 사장의 취임 후 성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회원 수 32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아우디 동호회 온라인 카페는 최근 '아우디코리아에 바라는 점'이라는 주제로 회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 카페 운영자는 "아우디코리아를 바꾸기는 어려운 일이고, 이게 가능하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사소한 것이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자"고 밝혔다.

이에 소비자들은 "서비스 센터와 아우디코리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거나 "마케팅에 더 신경 써야한다" 등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단기 성과 위해 남발한 가격 할인…"오히려 독"

아우디가 이런 상황에 내몰린 가장 큰 원인은 단기 실적을 위해 무분별한 가격 할인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격 할인은 단기적으로 판매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아우디의 고급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아우디를 대표하는 준대형 세단 A6(가솔린 모델)는 출고가(8132만원)보다 18%(약 1500만원) 할인된 66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아우디 딜러사는 특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사실상 1년 내내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차량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은 분명 이득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수입차 구매를 원하는 한 소비자 A씨는 "수입차를 사는 이유 중 하나는 고급스런 이미지의 차량을 원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 관점에선 '상시 할인' 이미지가 강한 아우디는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미 아우디를 구입한 고객들도 아우디의 상시 할인 정책에 대해 할 말이 많다. 할인 폭이 큰 만큼, 신차 출고 이후 중고차로 되팔 때 감가 폭이 크기 때문이다.

아우디의 열악한 사후 서비스도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크다. 아우디 차주인 B씨는 "아우디의 애프터서비스는 극악한 수준"이라며 "픽업 및 탁송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수리해도 똑같은 증상이 해결되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우디 차주 C씨는 "차량 수리를 받으러 가면 반나절 이상 소비하는 게 다반사"라며 "서비스 센터 직원들의 대응 태도도 불친절으로 일관한다"고 말했다.

턱 밑까지 추격한 '볼보'…아우디 '3위 수성' 위협

볼보와의 치열한 3위 다툼은 아우디의 또 다른 위기감을 보여준다.

국내 수입차 업계는 벤츠와 BMW 중심의 '쌍두마차 체제'로 바뀐 지 오래다. 단적으로 올해에도 1위 BMW(5만341대)와 2위 벤츠(4만7405대)의 판매량은 3위 아우디(1만2691대)와 3만7000대 이상 격차를 보인다.

1·2위를 따라잡기 힘든 상황에서, 아우디의 남은 목표는 '3위' 수성이다. 그러나 볼보가 빠르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어 이 마저도 쉽지 않아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아우디 판매량은 1만2691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만2645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볼보가 약진하고 있어 아우디 판매량은 사실상 하락했다는 평가다. 볼보는 올해 1만952대를 판매하며 아우디와 격차를 2000대 이내로 줄였다. 아우디(7.24%)와 볼보(6.25%)의 점유율 격차도 1%p 이내다.

최초 한국인 CEO, 임현기 대표 해법 있나?

이런 상황에서 업계 시선은 결국 아우디코리아를 이끄는 임현기 사장에게 쏠린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임 사장은 아우디코리아의 한국인 최초 대표이자, 최초 여성 대표로서 취임 때부터 주목 받았다. 그러나 취임 1주년을 넘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들린다.

완성차업체 한 관계자는 "임현기 대표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과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딜러 판매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하는 데다 서비스 향상 대책도 제 자리 걸음이다"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는 현재 회사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아우디는 수입차 3위 자리를 지켰다"며 "고객 요구 사항을 반영한 모델도 출시했고, 전동화 로드맵 추진에 발 맞춘 애프터서비스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아우디코리아는 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더 뉴 아우디 Q4 e-트론 40'과 '더 뉴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 40' 출시행사를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성환 상품기획담당 트레이너, 임현기 사장, 박영준 상무.(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2022.9.6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ak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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