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10년물 4.5% 돌파…국내 금융시장 주식·원화·국채 ‘트리플 약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가능성까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식·원화·국채가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25일(현지시간)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53%를 기록하며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국채 금리는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준은 지난 20일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금리 중간값을 이전(4.6%)보다 0.5%포인트 높은 5.1%로 제시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가 커진 것도 미국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의회가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을 이달 30일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새 회계연도인 10월1일부터 연방정부는 필수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기능을 할 수 없다.
셧다운 사태는 미 국가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는 미국 국가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무디스·피치·S&P) 중 유일하게 미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AAA)으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식·원화·국채가 모두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났다. 26일 서울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15%포인트 오른 연 3.891%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4.054%로 0.042%포인트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한다.
원화 가치도 하락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오른 1348.5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1%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2.79포인트(1.31%) 하락한 2462.9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11.35포인트(1.35%) 떨어진 827.82에 거래를 마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 상승이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지만 9월 FOMC 회의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채 금리 급등과 고금리 장기화는 소비심리와 주택경기는 물론 각종 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가계와 기업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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