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155만원 쓰는 1인 가구…월세·외식 씀씀이 커
1인 가구 10곳 중 4곳은 월세로 살고, 주거비로 한 달 평균 30만원 가량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음식을 즐겨 먹고 조리가 간편한 즉석·냉동식품을 선호했다. 남성 1인 가구는 여성 1인 가구보다 한 달에 20만원 가량 더 썼는데, 음식·숙박, 오락·문화에 씀씀이가 더 컸다.
26일 통계청이 낸 ‘1인 가구 씀씀이는 성별과 연령별로 어떻게 다를까’ 보고서(통계플러스 9월호)를 보면 지난해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55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2인 이상 가구 소비지출액(314만6000원)의 49.3% 수준이다.
음식·숙박(27만6000원) 지출이 가장 많았고, 주거·수도·광열(27만3000원), 식료품·비주류음료(19만6000원), 교통(17만7000원) 순으로 지출이 컸다.
월세 부담이 주거·수도·광열 부문의 지출폭을 키웠다. 1인 가구의 주된 주택 점유 형태는 월세(36.8%)로 자가 비율이 낮아 실제 주거비 지출이 많다.
가장 지출이 적은 항목은 교육(2만7000원)으로 전체 소비지출액의 1.7%에 그쳤다. 반면 2인 가구 이상의 교육 지출은 28만6000원으로 10배 넘게 차이가 났다. 주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교육 지출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인 가구의 식습관도 소비지출 패턴에 드러났다. 1인 가구는 음식·숙박 소비지출 비율이 높고,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지출 비율이 낮았는데, 이는 집밥보다 배달 음식 등 외식을 자주 이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인 이상 가구는 상대적으로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지출 비율이 높았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인 가구는 2인 이상 가구보다 곡물가공품, 빵 및 떡류, 기타 식품(즉석·동결식품, 반찬류, 김치 등), 주스 및 기타 음료 등의 지출 비중이 높았다. 육류, 육류 가공품, 신선수산동물 등의 지출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조리가 간편한 즉석식품을 선호하는 습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씀씀이는 성별에 따라 달랐다. 남성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65만원으로 여성 1인 가구(146만6000원)보다 18만4000원 많았다. 남성의 소비지출은 음식·숙박(34만8000원) 지출액이 가장 많았고 여성은 주거·수도·광열(26만8000원) 지출액이 가장 컸다.
여성 1인 가구는 의류·신발, 미용서비스, 미용용품과 의약품·외래의료서비스 등에서 남성 1인 가구보다 지출이 많았는데, 패션·미용에 관심이 많고 60세 이상 고령 비율이 남성에 비해 높아서 나온 결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을 연령별로 분석해보니 식료품·비주류음료와 보건은 연령이 높을수록, 음식·숙박, 오락·문화, 의류·신발, 교육은 연령이 낮을수록 증가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식사비 지출액이 늘어난 반면 육류, 과일 및 과일 가공품, 채소 및 채소 가공품 등의 지출은 줄었다. 연령이 낮을수록 집밥보다 빠르고 간편한 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1980년에 4.8%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2020년에는 31.7%에 달했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1인 가구 증가로 싱글 라이프 등 새로운 소비 문화가 나타나고 있고 다양한 개인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해 소비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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