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대출, 소득의 평균 3배···청년층 취약차주·고령층 연체율 상승 우려
청년층은 실거주를 위한 주거 관련 대출을, 중장년층은 고가주택 매입 등을 이유로 대출을 늘린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청년 취약차주와 고령층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이들 계층에 대한 부채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계대출 차주들은 1인당 평균 소득 3배 수준의 빚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중 ‘연령별 가계대출 차주의 특징과 평가’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가계대출 보유 차주의 소득대비부채비율(LTI)은 개입사업자대출까지 포함해 평균 300%로 나타났다. 고령층(60대 이상)의 LTI가 350%로 가장 높았고, 중장년층(40대 및 50대)이 301%, 청년층(30대 이하)은 262%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가계대출은 연령별로 차별화된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은 올 2분기 기준 차주 1인당 약 7900만원의 가계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주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실거주용 주택구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세자금대출,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을 계기로 청년층이 내집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청년층 연체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0.41%에서 올해 2분기 0.58%로 소폭 상승했지만, 취약차주(3개 이상 금융기관 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 차주) 연체율은 같은 기간 5.80%에서 8.41%로 높아졌다.
중장년층은 2분기 차주 1인당 1억1000만원의 가계대출을 보유했는데, 세분화해보면 40대 차주가 평균 1억4000만원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출을 가지고 있었다. 한은은 “40대 중년층은 최근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주택매입에 나서면서 주택관련 대출이 증가하고, 장년층은 개입사업자 대출을 늘리고 있는데 은퇴 등으로 소득 단절이 발생하는 경우 연체율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2분기 자금조달계획서 기준 연령별 주택 매입 비중은 청년층이 33.1%로 가장 높았고, 40대 32.5%, 50대 19.9%, 고령층 14.5%로 나타났다. 15억원 초과 고가 주택 매입 비중은 40대가 40.2%로 가장 높았고, 청년층 22%, 50대 21.8%, 고령층 16%로 집계됐다.
고령층은 비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자영업자 등 일부 대출을 중심으로 부실 가능성이 우려된다. 고령층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다른 연령층에 비해 1인당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큰데다 자영업자 소득도 부진해 최근 고령층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청년층이 주택구입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인해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부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고령층 대출 확대 및 부실 위험 억제를 위해 비은행권 신용리스크 관리체계 정비,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 강화 등과 함께 고령층 소득기반 확충 등의 지원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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