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빚, GDP의 2.26배까지 확대…“추가 상승 가능”
“정책적 대응 없다면, 가계부채 3년 간 해마다 4∼6% 증가할 수도”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올해 1분기 잠시 주춤했던 가계와 기업의 빚(신용)이 2분기 다시 늘어나면서 경제 규모(국내총생산)의 약 2.26배 수준까지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추후 가계대출과 부동산 가격을 정책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이들 민간(가계+기업) 신용이 앞으로 더 커져 소비·투자를 비롯한 경제 전반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은행(한은)이 26일 발표한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의 합) 비율(추정치)은 225.7%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말(224.5%)보다 1.2%포인트(p) 높은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4분기 225.6%에서 올해 1분기 소폭 하락했다가 한 분기 만에 반등했다.
이 중 가계신용 비율(101.7%)은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주택 관련 대출 증가로 이전 분기(101.5%)보다 0.2%p 높아졌고, 기업신용 비율(124.1%)도 1.1%p 상승했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금융의 안정성과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들도 다시 오르고 있다. 2분기 '금융 취약성 지수(FVI)'는 43.6으로 1분기(43.3)를 0.3p 넘어섰다. 이 지수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 불균형 상황과 금융 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지표다. 2021년 2분기(59.3)를 정점으로 계속 떨어지다가 올해 2분기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2007년 1분기 이후 장기 평균치(39.1) 대비 높다.
또 단기적 관점에서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기반으로 산출된 '금융 불안 지수'(FSI)는 올해 8월 16.5로 7월(15.3)보다 1.2p 올랐다. 이전 분기와 비교해 '주의' 단계(8 이상)인 점은 동일하지만 2개월 연속 오름세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FVI는 최근 민간신용 증가세, 자산 가격 오름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며 "FSI도 대외 부문의 영향으로 소폭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금융 불균형은 우리나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한은은 "금융 불균형이 다시 확대되면 FVI가 높아질 것"이라며 "대내외 여건이 급변한다면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져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 자산 가격 급락과 함께 소비 및 투자 위축이 심해지고 GDP 하방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음을 냈다.
우리나라 2분기 가계신용 비율(101.7%)은 선진국(1분기 말 73.4%)과 신흥국(48.4%)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기업신용 비율(101.5%)도 기업대출 확대와 코로나19 금융 지원 등으로 외환위기(113.6%)나 글로벌 금융위기(99.6%) 당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 비율은 앞으로 주택 가격 상승 폭이나 대출금리 수준 등에 따라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향후 3년간 정책적 대응이 없다면, 가계부채는 해마다 4∼6% 정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명목GDP 성장률이 연간 4% 수준이라고 가정했을 때,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내년부터 재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증가 등 상승 요인과 하반기 경기 회복 등의 하락 요인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하락세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내년에는 주택 가격·금리 변수별 시나리오에 따라 100∼103%까지 다시 오를 수도 있다는 게 한은의 추가 설명이다. 한은은 "당분간 대출 증가세를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가계신용 비율을 하향 안정화하는 등 향후 금융 불균형 확대 흐름을 완화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특례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담보대출)의 공급 속도 조절에 이어 장기 주택담보대출, 인터넷은행 대출 등 최근 급증한 부문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차주 단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정착시키고, 경기 대응 완충 자본 부과와 함께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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