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이 태평양 섬나라들 도구화” 견제구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은 미국이 태평양 도서국과 두 번째 정상회의를 가진 것을 두고 “섬나라들을 도구화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제2차 미-태평양 도서국 포럼 정상회의에 대해 “미국은 남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놓고 중국과 대립하고 경쟁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최우선 목표는 남태평양 국가들과 중국의 협력을 견제·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남태평양 지역을 오랫동안 방치해 왔다”면서 “최근 중국과의 상호 호혜적인 협력이 태평양 도서국에서 환영을 받자 이를 미국의 패권적 지위에 대한 위협이자 도전으로 인식하고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회복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해당 지역을 도구화하고 군사화하려 한다”며 “이런 편협한 동기는 미국의 패권주의적 사고를 반영하는 것이며, 해당 국가들에 대한 존중 부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실제 지난해 중국이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등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자 이를 견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태평양 도서국 정상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처음 정상회의를 가진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솔로몬제도에 30년만에 대사관을 재개설했고,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쿡 제도, 니우에와도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저우팡인 광둥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미국은 태평양 섬나라들을 인도·태평양 전략에 포함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그러나 해당 국가들은 중국과 미국의 경쟁에서 편 들기를 원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경쟁에 참여하는 것은 태평양 섬나라들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미국의 지원 약속도 “공허하고 가식적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미국은 지난해 1차 정상회의에서 태평양 도서국에 8억1000만달러(약 1조922억원)의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이번 정상회의에서 2억달러(약 2680억원)를 추가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지난해 지원을 약속한 8억1000만달러에 대해서도 아직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예산안 처리 문제로) 연방 정부 업무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셧다운’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태평양 도서국에 약속한 어떤 경제적 지원도 이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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