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교역량, 팬데믹 이후 최대 감소

7월 무역량 전년비 3.2% 감소
각국 긴축정책에 수요충격 분석

전 세계 교역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던 202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이 세계 재화 수요에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이 최근 발표한 세계 무역 모니터를 인용해 지난 7월 글로벌 무역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6월(2.4%) 대비 감소 폭이 확대한 것으로,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8월 이후 가장 빠른 감소세라고 FT는 설명했다. 수출 감소세는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대 상품 수출국인 중국은 연간 1.5% 감소했고, 유로존과 미국도 각각 2.5%, 0.6% 뒷걸음질 쳤다. 세계 교역은 코로나19 초반 타격을 입었으나 이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재정·통화 완화 정책에 수요가 늘면서 호황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시장에 넘쳐나는 자금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면서 각국 은행들이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고, 전 세계 교역량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추가 위축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어 당분간 교역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의 신규수출주문 지수는 미국, 유로존, 그리고 영국에서 8월과 9월 급격한 위축세를 보였다. 경제학자들은 유로존 수출 성장 전망을 올해 초까지만 해도 2%로 예상했으나 최근엔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 장기화 전망도 세계 교역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