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빚, IMF 때보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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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우리나라 기업부채가 국내 총생산의 1.24배 규모로 커지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신용(대출) 비율은 2분기 기준 124.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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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증가·은행 대출확대 영향
업황 부진에 재무건전성 약화
올해 부채비율 87.5% 육박
올 2분기 우리나라 기업부채가 국내 총생산의 1.24배 규모로 커지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더기 도산이 이어졌던 IMF외환위기는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높다.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경기 반등이 늦춰지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신용(대출) 비율은 2분기 기준 124.1%로 집계됐다. 외환위기(113.6%), 글로벌 금융위기(99.6%) 당시도 이보다 낮았다. ▶관련기사 3면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체됐던 명목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2018년 이후 시설·운전자금 수요 증가를 비롯해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확대 노력, 코로나19 금융지원조치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기업신용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해 전분기(9.5%) 보다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재무건전성은 주요 업종 업황 부진으로 약화된 상황이다.한은은 최근 가계신용(101.7%)보다 기업신용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금융시스템 내 취약성을 키우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와 기업을 합한 민간신용은 2분기 기준 225.7%로 민간신용 증가세가 명목GDP 증가세를 웃돌면서 전분기(224.5%) 대비 소폭 상승했다. 가계신용은 전분기 수준이었지만, 기업신용은 전분기(123.0%)보다 1.1%포인트 증가했다.
기업 빚이 크게 늘면서 우리 경제 금융 취약성은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한은에 따르면 8월 기준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크게 하락하면서 위기단계(22)를 벗어났지만 대외부문의 영향으로 전달 대비 1.2%포인트 다시 커졌다.
중장기적인 금융불균형 정도 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분기 기준 43.6으로 장기평균(39.1)에 근접해 가다가 최근 민간신용 증가세, 자산가격 오름세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0.3%포인트 상승 전환했다.
보고서는 “부채의 디레버리징과 자산가격 조정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금융불균형의 누증은 금융시스템과 자산시장 간의 연계성을 강화시켜 자산가격 급락시 금융 및 실물경제를 동시에 위축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가계 및 기업의 늘어난 채무상환부담은 소비 및 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약화와 금융시스템의 대응여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전기 ·전자 등 주요 업종의 업황 부진 등에 따라 둔화됐다. 이자지급능력도 수익성 저하와 높은 대출금리 등의 영향으로 약화되었고, 유동성과 안정성도 다소 저하된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0.3%로 전분기(18.7%) 대비 크게 하락했다. 수익성(매출액영업이익률)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전자(22년 8.8%→23년 1/4분기 -7.0%)가 영업적자로 전환되었으며, 운수(18.3%→9.4%), 부동산(19.7%→16.9%), 석유화학(5.7%→3.6%) 등의 업종에서도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7.5%에 달했고, 완전 자본잠식 기업을 포함한 부채비율 200% 초과 기업 비중은 12.5%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혜현 기자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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