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끝났다...6개월 앞당겨 입주해” 시공사 강요 논란

구로 대륭포스트타워8차
기한 넘기면 年15%이자 물어야
본지 취재에 입주 한달반 늦춰

시공사가 공사를 빨리 마쳤다며 수분양자들을 상대로 조기입주를 강요해 논란을 빚고 있다. 분양 당시보다 입주예정일을 6개월 가량 앞당기고 입주가 늦어지면 연 15%에 이르는 연체이자까지 물어야 해 수분양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대륭포스트타워8차 지식산업센터(사진) 수분양자들은 당초보다 입주를 6개월 가량 서두르게 됐다.

시행과 시공을 맡은 대륭건설에서 애초 내년 6월이었던 입주예정일을 올해 12월로 앞당겼다는 사실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2021년 말 분양을 진행했던 대륭포스트타워8차는 연면적 3만평 규모로 2개동 지하3층~지상20층으로 지어진다.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이 넘는다.

계약서에 따르면 입주예정일은 2024년 6월로 적시됐다. 다만 옆에 작게 ‘정확한 입주지정일은 추후 통보 예정’이라는 문구도 포함했다.

이를 근거로 대륭건설은 계획보다 공사기간이 단축됐다면서 올해 11월 1일에서 12월 29일까지 입주기간을 지정했다고 통보했다.

입주 후에는 관리비 부과의무는 물론 만약 잔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는 연체이자 15%까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수분양자들과 협의 및 사전 예고는 없었다.

수분양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분양대금이 수십억원에 이르는데 이를 반년가량 일찍 마련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구로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구청 건축과에서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20억원 가량의 호실을 분양받았다는 한 50대 남성은 “계획했던 사업체 이전 시기와 자금 일정이 전부 꼬였다”면서 “결국 건설사에서 금융비용을 고객들에게 떠넘기는 셈”이라고 했다.

헤럴드경제가 취재에 나선 지난 22일 대륭건설은 수분양자들에 입주지정기간을 한달 반 가량 늦춰 올해 12월 15일부터 내년 2월 15일로 옮겼다고 통보했다. 일정을 한달 반가량 늦췄음에도 전문가들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대형로펌의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넓은 의미의 약관에 해당하는 분양계약서는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할 수 없다”면서 “일찍 입주를 허락할 수는 있지만 입주예정일에 늦었다고 일방적으로 연체이자를 물리는 것은 위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륭건설 관계자는 “지상층과 지하층을 동시에 시공하는 탑다운 방식 공법을 사용하며 당초보다 공사기간은 단축되고 공사비는 올라갔다”면서 “인허가 관청과도 협의를 진행했고 법률검토도 마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