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해도 7년 이상 이자도 못내요" 좀비기업 903개, 전체의 3.6%
장기 한계기업 금융기관 차입금 50조
부동산·운수·사업지원 서비스업 비중 높아
"빚 내서 손실 메우거나 투자하고…자산도 팔아"
운수업 등은 영업흑자임에도 高이자에 한계기업으로 몰려
"구조조정시 자산 규모·산업별 특성 맞게 접근해야"
2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9월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작년말 외감 기업 2만5135개 중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미만인 ‘한계기업’은 3903개로 15.5%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4.8%에서 2020년 15.3%로 늘어났으나 2021년 금리를 올리면서 14.9%로 낮아졌다가 이번에 다시 오른 것이다.
한계기업 중 이자보상비율이 7년 연속 1미만인 ‘장기 존속 한계기업’, 즉 좀비기업은 903개로 그 비중은 23.1%를 보였다. 그나마 전체 외감기업 중 좀비기업 비중은 2019년 4.6%, 2020년 4.3%, 2021년 4.2%, 2022년 3.6%로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좀비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은 50조원 수준이다. 이는 외감기업의 차입금(986조원)의 5.1%, 한계기업 차입금(168조7000억원)의 29.6%를 차지했다.
좀비기업은 자산 기준으로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의 중견기업에 크게 집중됐다. 자산규모 1000억~5000억원 이상의 기업 중 좀비기업 비중은 4.3%, 5000억~1조원의 경우 4%로 전체 평균(3.6%)을 상회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중 좀비기업 비중은 1.8%인 반면 서비스업은 5.5%에 달했다. 서비스업 중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부동산은 6.1%, 운수 업종은 6.8%로 타 업종 대비 좀비기업 비중이 높았다. 청소·경비·여행 등 사업지원 서비스업은 19.6%에 달했다. 10곳 중 2곳은 좀비 기업이라는 얘기다.
좀비기업이 이자보상배율 1 이상으로 정상화되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좀비기업이 1년 후 폐업이나 자본잠식에 빠져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은 5.67%에 달했다. 2021년 기준 좀비였던 기업이 작년 이자보상배율 1 이상으로 회복한 비율은 고작 9.9%에 불과했다.
이들 좀비기업들은 대부분 빚을 내 조달한 현금으로 영업손실을 메우거나 투자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좀비기업의 부채, 차입금, 이자비용은 정상기업(이자보상배율 1이상)의 각각 1.23배, 1.47배, 2.32배 컸다.
좀비기업은 영업손실 보전을 위해 차입금을 늘리는 과정에서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 유동성, 상환능력, 안전성 저하가 나타났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자산 규모 및 업종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자산 1000억원 이상의 좀비기업들은 빚을 내 영업손실을 보전하는 반면 자산 1000억원 미만인 경우엔 주로 보유 자산을 매각해 현금 등 유동성을 확보했다. 자산 1조원 이상인 경우 영업적자 상태에서도 빚을 내 투자를 크게 확대됐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의 경우 영업현금흐름 수지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선에서 빚을 내 투자 활동을 지속했다. 운수 및 사업지원업의 경우는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자 부담으로 한계기업 상대가 이어졌다. 작년 운수업 좀비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평균 0.2배, 사업지원은 0.6배였다. 결국 빚을 줄여 이자부담을 줄였다.
한은은 “장기존속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 정책 판단시 자산 규모 및 산업 등에 따른 특징과 회생가능성에 대한 종합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회생 가능성이 없음에도 돈을 빌려 연명하고 있는 것인지, 영업흑자이지만 이자부담이 높아 허덕이는 것인지 등을 구분해 차별화해 구조조정하거나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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