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프로 스포츠 덕질 하는 법 [브랜더쿠]
‘브랜더쿠’는 한 가지 분야에 몰입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덕후’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자신이 가장 깊게 빠진 영역에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자신과 비슷한 덕후들을 모으고, 돈 이상의 가치를 찾아 헤매는 이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
여느 덕질 못지않게 수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분야. 스포츠는 아이돌 팬덤 규모에 버금갈 정도로 팬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에게 인기가 높을수록 종목의 인지도 또한 올라가기 때문. 그중에서도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야구, 축구, 농구, 배구는 수많은 스포츠 덕후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스포츠에 푹 빠지다 못해 미쳐있는 이들, 어떻게 덕질하는지 궁금하다고? 찐 덕후들이 말아주는 덕질 문화부터 머글*들을 위한 스포츠 입문 꿀팁까지 준비했다. 입문자 입 벌려! 스포츠 덕질 문화 소개 지금부터 시작한다.
*머글: 특정 분야의 팬 혹은 덕후가 아닌 일반 사람들을 칭하는 말
국내 4대 프로리그란? 국내 프로스포츠는 1982년 6개 팀으로 구성된 프로야구가 탄생하면서부터 정식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3년 프로축구, 1997년 프로농구, 2005년 프로배구가 출범하면서 현재 국내에는 축구, 야구, 농구, 배구, 4개 프로리그를 중심으로 프로스포츠 발전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2002년 FIFA 한・일 월드컵에서의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과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경기대회에서 거머쥔 야구의 우승으로 축구, 야구, 농구, 배구를 비롯한 국내 프로 스포츠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또한, 프로스포츠는 지역의 경제적 효과, 국민의 여가선용 기회와 지역화합 도모, 아마추어 선수들의 진로 개척에 중추적 역할을 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2021 스포츠 산업 백서 |
어떻게 하는건데...
야구
야구 덕질은 대부분 ‘엑스(구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서 활발히 이뤄진다. 특히 야빠(야구 광팬)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트위터에서는 다양한 덕질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트위터를 통해 만난 친구 ‘트친’과 함께 직관을 가기도 한다. MLB 파크, 해외야구갤러리, 뽐뿌 야구포럼 등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도 활발히 운영되는 편이다.
야구는 시즌이 시작되면 정말 많은 경기가 진행된다. 그래서 타 종목보다 직관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그만큼 덕질 떡밥이 많다.) 시즌 내내 순위가 뒤바뀌고 경기 기록이 계속 누적돼 계산되기 때문에 팬들은 경기 하나하나에 목숨을 건다. 하지만 진정한 덕질은 경기가 끝난 후부터 시작한다. 우리 팀의 하이라이트 영상부터 경기 분석, 선수별 직캠 등 경기 복기는 필수. 만약 내 팀의 경기가 졌을 경우, 전력 비교를 위해 이긴 상대 팀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챙겨보는 광기까지 필요하다.
그리고 야구장에서 심심치 않게 대포카메라를 들고 있는 ‘찍덕(사진 및 영상을 찍는 덕후)’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찍덕의 부류는 개인 선수부터 팀까지 다양하다. 사진 찍덕들은 보통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운영하고, 영상 찍덕들은 대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찍덕 고인물들 중에는 엄청난 실력자가 많아 개인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팔로잉 수와 구독자 수가 꽤나 많은 편이다.
야구, 더 알고 싶다면?
KBO같은 공식 채널 외 개인이 운영하는 ‘kbo_zzal(크보짤)’ 같은 페이지도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쇼츠에 야구와 관련된 웃긴 짤과 영상들이 업로드돼 야구를 잘 모르는 머글들과 입덕 초기인 라이트 팬들도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또 각 구단별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야구 선수들의 팬서비스가 크게 발달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일종의 팬 서비스 차원으로 구단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수들과 관련된 각종 콘텐츠를 업로드해주기도 한다.
축구
축구의 전반적인 덕질은 대부분 온라인 커뮤니티로 이루어지는 편이다. 그만큼 축구는 커뮤니티 문화가 대규모로 형성돼 있다. 대표적으로는 국내 축구 커뮤니티 ‘에펨코리아’가 있다. 각종 논란도 많지만 축구 관련 정보만큼은 독보적인 곳이다. 이외에도 ‘해외축구갤러리’, ‘네이버 카페(특정 구단, 선수의 팬 카페 등)’를 통해서도 정보가 활발히 공유된다.
축구 덕질에 ‘게임’도 빠질 수 없다. FIFA 온라인, eFootball(구 위닝일레븐), FM(풋볼매니저) 등 다양한 축구 게임을 통해 좋아하는 구단의 선수 라인업, 전술 등의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 특히 선수를 사서 팀을 맞추는 과정에서 다양한 선수를 접할 수 있고, 생생한 선수들의 움직임 묘사와 모션 등으로 축덕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다.
축구 팬이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바로 ‘이스타TV’. 이스타 TV는 축구 경기의 전술과 전략, 선수별 기량에 대한 전문성 있는 분석을 진행하는 축구 종합 예능 채널로 전 축구선수이자 스포츠해설가 이주헌을 중심으로 전문 해설위원들이 패널로 출연한다. 여기서 다양한 축구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외에 네이버 스포츠 해외 축구 채널에서도 경기 일정, 선수들의 이적, 구단별 소식, 평판 등 축구와 관련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기를 챙겨보지 못할 경우에도 영상과 기사로 경기 흐름을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다. 2020년 8월에 폐지된 네이버 스포츠 기사의 댓글이 활성화됐었을 땐 댓글 문화가 크게 발달하기도 했다. 축구 종목은 기사 하나당 댓글이 4,000개 이상씩 달릴 정도로 유독 화력이 어마어마했다고.
*EPL은 세계 4대 프로리그(스페인의 라리가, 이탈리아의 세리에A, 독일의 분데스리가,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 중 하나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K-리그 팬의 비중이 절대적이었으나 2002년 월드컵 이후 전반적인 축구 종목의 인지도 상승, 해외 스포츠 중계가 국내에서 가능해짐에 따라 EPL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 당시 슈퍼스타였던 박지성, 이영표와 같은 선수들을 필두로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김지수(브렌트 포드) 등 현역 선수들이 유명 EPL 축구팀에 입단하면서 국내 EPL 팬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농구
한국 프로 농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선수 개인 팬이 많은 편이다. 야구나 축구는 특정 팀이 아니라 선수만 응원하는 팬을 스포츠 팬이 아니라 ‘연예인’ 팬이냐며 질타하는 경우가 많은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농구는 한 게임당 플레이하는 선수가 5명에 불과해 선수 한 명 한 명의 역량이나 플레이 스타일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정 선수의 플레이를 좋아하는 일명 ‘선수 덕후’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오래전부터 이어진 문화라고 볼 수 있다. 1980~90년대 대학 농구 인기 시대를 이끌었던 선수들 가운데 ‘오빠 부대’를 이끌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이들이 있었다. 이상민 전주 KCC 코치, 전희철 서울 SK 나이츠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그 당시 덕후들 가운데는 이젠 코치⠂감독으로 활동하는 과거 자신의 최애 선수들의 구단을 응원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개인팬들이 많은 것이지 팀을 응원하는 팬들도 상당하다. 아무리 선수 기량이 중요하다고 해도 농구는 결국 팀 스포츠이기 때문. 단합이 잘 돼야 경기가 막히지 않고 술술 풀려나간다. 감독의 기량과 전술 역시 중요하다. 특히 원주, 전주, 창원처럼 지역 연고 스포츠 구단이 농구만 있는 곳은 팀 팬층이 더욱 두터운 편이다.
농구, 더 알고 싶다면?
아쉽게도 커뮤니티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활성화가 되지 않은 편이다. 농구 웹진 ‘점프볼’에서 2000년대 후반까지 ‘KBL 게시판’을 운영하기도 했으나 이용자 수가 줄면서 문을 닫았다. 그렇지만 20여년째 열심히 활동 중인 네이버 농구 카페 ‘농심카페’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농구 전용 게시판이 ‘농덕(농구 덕후)’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 각 구단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도 정보가 활발히 공유된다.
배구
현재 국내에서 가장 규모있는 배구 커뮤니티는 2019년부터 운영 중인 네이버 카페 ‘배구배구’다. 자체 애플리케이션(앱)까지 개발해서 경기일정부터 배구 관련 뉴스까지 모두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더쿠, 디시인사이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배구’ 게시판에서도 경기와 선수들과 관련된 정보가 오고 간다. 이외에도 엑스나 인스타그램 등 SNS로 팬 계정을 운영하면서 덕질 메이트(덕메)를 구하는 이들도 많다.
2020 도쿄올림픽 이후로 여자 배구에 입덕했다는 이 모씨(26)는 “배구도 선수 개인 팬이 늘어나면서 아이돌 덕질과 유사한 문화가 생겨났다”며 “생일 카페나 팬미팅처럼 선수 개인을 위한 덕질 문화도 활성화된 편이다”고 말했다.
배구, 더 알고 싶다면?
여기에는 일본의 배구 만화 ‘하이큐!!’의 영향도 톡톡하다. 하이큐를 통해서 2D 배구에 입덕했다가 자연스레 배구와 관련된 전문 용어와 경기 룰에 익숙해지면서 현실 배구까지 입덕했다는 팬들이 많다.
현실 배구를 재미있게 풀어낸 콘텐츠로는 한국배구연맹(KOVO)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코보티비’가 있다. 남자 배구와 여자 배구 모두를 아우르는데 경기력에 관한 분석 영상부터 선수들을 인터뷰하는 영상까지 꾸준히 올라온다.
사진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KBO, 아디다스, 디글, KBL 공식 홈페이지
인터비즈 조지윤 기자 george@donga.com
인터비즈 방지혜 인턴 기자 bjh29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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