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국채 금리 4%대 시대…이제는 인정해야 할 현실"
장기물 중심으로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6년만에 처음으로 4.5%를 넘어섰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5일(현지시간) 오후 3시 기준 4.541%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주 금요일인 22일 4.438%에 비해 0.103%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2007년 10월17일 이후 최고치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22일 4.521%에서 4.658%로 0.13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1년 3월8일 이후 최고치다.
연방기금 금리의 움직임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2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22일 5.123%에서 5.129%로 0.006%포인트 소폭 올랐다.
연준은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올해 안에 금리를 한번 더 올릴 수 있고 내년에는 금리를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의 국채수익률은 장기물 중심으로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E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고리 다코는 이날 배런스 기고문을 통해 지난 20일 FOMC 결과가 발표된 날, 투자자들이 드디어 연준의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라는 통화정책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그간 지속적으로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겠다고 밝혀도 믿지 않다가 지난 20일 공개된 금리 점도표를 통해 드디어 연준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 표이다.
지난 6월에는 내년 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4.625%였는데 이번에는 5.125%로 올라간 것이다. 이는 내년에 금리 인하폭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0.5%포인트 축소됐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2025년 금리 전망치가 지난 6월에 비해 높아졌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지난 6월에는 2025년 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3.375%였는데 이번에는 3.875%로 올라갔다.
이번 점도표는 금리가 내년 말에도 5~5.25%, 2년 후에도 3.75~4%에 머무를 것이란 연준 위원들의 전망을 보여준다. 이는 3개월 전에 비해서는 0.5%포인트, 6개월 전에 비해서는 0.75%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6개월 전인 지난 3월만 해도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내년이 4.25~4.5%, 내후년이 3~3.25%였다.
이어 연준의 이번 점도표로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범위는 지난 2년 중 어느 때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금리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저금리 상태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지난 21일 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계속 모니터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중앙은행 역시 지난 21일 금리를 5.25%로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된다는 증거가 있으면 통화정책의 추가 긴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처럼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라는 메시지에 채권시장이 적응하면서 장기물 중심의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결과 벤치마크 금리인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연방기금 금리의 상승 경로를 뒤쫓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투자연구소 소장인 진 브와빈은 이날 보고서에서 시장이 드디어 금리가 높은 수준에 오래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거시경제 체제의 변동성이 커지며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유럽 시장은 우리가 전망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물 국채수익률의 상승은 변동성이 더 커진 거시경제와 시장의 새로운 체제에서 시장이 리스크에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고 4%대 금리에 적응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경제와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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