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체감경기 4개월만에 ‘비관적’ 우세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4개월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수출 부진 우려가 커지고 체감 물가도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7로 8월(103.1)보다 3.4포인트 내렸다. 지수는 4개월 만에 100을 밑돌았으며, 지난 5월(98.0) 이후 가장 낮았다. 추세로도 지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8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현재경기판단(66·-6포인트)과 향후경기전망(74·-6포인트)이 크게 내렸다. 생활형편전망(92·-3포인트), 현재생활형편(89·-2포인트), 가계수입전망(99·-1포인트), 소비지출전망(112·-1포인트)도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위축 등 영향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며 “이달에는 생활 형편, 경기 등이 (지수 하락에) 조금 더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른 110을 기록해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가 하락을 점치는 소비자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황 팀장은 “서울,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단위로도 주택 매매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라며 “금리가 아직 높은 수준이고 여러 변수가 있어 상승 흐름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주관전 물가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8월과 같은 3.3%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해 2월 4.0%까지 올랐다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다만 여전히 물가 목표 수준인 2%보다는 높았다. 응답자들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공공요금(60.9%), 석유류제품(54.9%), 농축수산물(37.4%)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18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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