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 진척 없는 LS의 이베스트證 인수... 최대주주 의지 없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대주주 요건 따지는 금감원, 회사 제출 서류 미흡점 발견
5개월 훌쩍 넘긴 대주주 변경… 금융위 정례회의서 최종 결정
LS네트웍스의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가 5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증권사 같은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LS네트웍스는 대주주 변경을 신청하면서 제출한 자료가 부실해 한 차례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LS네트웍스가 인수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당초 LS네트웍스가 사모펀드에 출자를 했고, 해당 펀드가 청산하면서 자연스레 최대주주가 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때는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LS네트웍스 측은 “인수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며, 추후 매각 가능성도 적다”고 선을 그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의 시너지 효과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금감원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회사 공식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했다.
26일 금융당국과 재계에 따르면 지난 4월 LS네트웍스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해당 신청서는 금융감독원도 통과하지 못했다.
금융회사의 대주주 변경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특정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되고 싶은 법인 등이 금융위에 관련 신청서를 내면, 금융위는 이를 금감원에 보내 심사를 요청한다. 금감원은 해당 법인 등이 대주주 요건을 충족했는지 심사한 후 금융위에 의견을 보낸다. 금융위는 이를 바탕으로 정례회의에서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금융투자업자의 대주주 변경 승인의 소요 기간은 60일이다.
현재 LS네트웍스는 금감원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4월 신청했는데도 이달까지 금감원 심사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LS네트웍스가 제출한 서류의 내용이 미흡해서다. 금감원은 기존 제출 서류로는 대주주 요건 중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사측에 보완을 요구했다. 지난달 LS네트웍스는 내용을 보완해 금감원에 자료를 다시 제출했다.
보완 지시를 받은 대주주 요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금감원과 LS 측 모두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LS네트웍스의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는 기존 최대 주주(61.71%) 지엔에이사모투자전문회사(G&A PEF)의 펀드 만기에 따른 것이다. G&A PEF의 최대 출자자 LS네트웍스(98.81%)인데, LS네트웍스는 해당 지분을 제3자에게 넘기지 않고 끌어안기로 했다.
LS네트웍스는 LS그룹에 편입돼 있지 않아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LS네트웍스는 LPG업체 E1이 최대주주이고, E1 최대주주가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등 오너 일가다. 오너 일가가 지주회사가 아닌 계열사를 통해 금융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LS 관계자는 “그간 증권업이 호황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결정했다”고만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본래 LG증권이 일본의 소프트뱅크, 미국의 이트레이드가 합작해 출범한 증권사다. 부실채권이 누적되면서 터진 LG카드 사태로 LG그룹이 금융업에서 손을 떼면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트레이드 재팬, 소프트뱅크 등에 넘어갔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을 경우 LG가는 금융업에 재진출하는 셈이 된다.
2012년부터 G&A PEF와 최대 출자자 LS네트웍스가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하다가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번번이 좌초된 점을 고려할 때, 재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2017년엔 러시앤캐시로 알려진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매각 작업이 본격화됐지만, 협상 과정에서 가격 등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결렬됐다.
인수 후 시너지 효과는 미지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수익성이 꾸준히 악화해 왔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자기자본은 4042억원에서 9196억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340억원에서 297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주력해 왔는데, 현재 PF 시장이 꺾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익성은 당분간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LS네트웍스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아직까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방안에 대해서는 묘수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또한 LS그룹에 편입되면서 자금 조달 금리가 낮아지는 정도의 긍정적 효과만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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