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기금 따 지었지만 적자시설 ‘수두룩’
[KBS 춘천] [앵커]
지역 발전을 위해 국비나 기금으로 야심차게 사업을 했는데, 처음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시설은 막대한 예산을 들어 지어놓고 적자만 내는 애물단지가 되기도 하는데, 장기적이고 면밀한 운영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현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숯가마를 체험하는 시설입니다.
올 초부터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2014년 당초 사업계획엔 1년에 4만 명이 올 거라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많을 때가 1,600여 명, 적게는 1년에 300명도 안 됐습니다.
원래의 숯 생산 시설 운영이 어렵자, 체험시설로 보강한 결과가 이렇습니다.
10년 가까이 들어간 돈이 국비 78억 원 등 120억 원이 넘는데 만성 적자입니다.
[방정환/영월군 상동읍번영회장 : "지역민들 고용이라든가, 실질적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된 적이 없는 부분이 많이 있고 여러 문제점이 있어서 뾰족한 탈출구 없이."]
결국, 100억 원이 넘게 들어간 이 시설에서 영월군이 가져간 수익금은 지금까지도 한 푼도 없었습니다.
영월관광안내센터는 2013년 계획을 세웠는데 완공은 8년 만에야 이뤄졌습니다.
관광안내소가 필요한지, 운영비를 누가 낼지 등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안내소에 미디어체험전시관, 농특산물판매소까지 생겼습니다.
관광기금 등 280억 원이 들었는데, 지난해 운영 결과는 2억 원 적잡니다.
[정대권/영월군 문화체육관광과장 : "수입하고 지출을 맞출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잘 돼도 저희가 볼 때는, 거기에 들어가는 운영비라든가 인건비 이런 게 있기 때문에. 다만, 이 지역의 관광 거점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친환경에너지센터 역시 기금 등 80억 원을 들여 지어놓고, 정작 운영자를 못 찾아 지난 2년 동안 비워놓기도 했습니다.
국비나 기금을 따는 데만 집중해, 장기적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등에 대해선 검토가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주원/상지대학교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 "건물만 짓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필요한 건물을 지어야 되는 거죠. 돈을 막 그냥 투자해 갖고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준비를 철저하게 한 상태에서."]
'국비·기금 확보'라는 성과도 철저한 준비 없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영상편집:김진호
이현기 기자 (gold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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