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그리다 (2) 나팔꽃] 평범해서 더욱 빛나는 '아침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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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긴 무더위와 태풍으로 큰 비가 내리는 등 많은 사람들이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창밖 도로변에는 아침 이슬 젖은 풀섶에 화사하게 피어난 예쁜 나팔꽃들이 더위를 잊게 한다.
우리 대중가요 중 어느 가수의 노래가사에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보다 짧은 사랑아)라는 가사처럼 아침에 잠깐 피고 지는 나팔꽃이지만 그 짧은 시간을 위해 밤새 이슬을 맞으며 아름다움을 준비한 후 미련 없이 지는 나팔꽃의 숭고한 열정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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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긴 무더위와 태풍으로 큰 비가 내리는 등 많은 사람들이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창밖 도로변에는 아침 이슬 젖은 풀섶에 화사하게 피어난 예쁜 나팔꽃들이 더위를 잊게 한다. 곱고 화사하고 사랑스런 나팔꽃들은 언제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한다.
이번 작품은 우리 주변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나팔꽃을 그린 것이다. 어린 시절 고향 마을에는 집집마다 울타리와 담장 위, 밭둑과 논두렁, 어디를 가도 나팔꽃이 지천이었다.
아침 등굣길에 나팔꽃을 따서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친구들의 등짝을 세차게 때리면 나팔꽃 모양이 친구의 옷 등판에 예쁘게 물들었던 기억이 난다. 늘 주변에 있었지만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는 나팔꽃은 인도가 원산지라고 하는데 귀화 시기가 오래돼서인지 우리 토종 식물로 느껴진다. 나팔꽃 줄기는 주변의 나무나 기둥 담장 등 지지대를 감고 오르면서 꽃을 피우는데 줄기는 왼쪽 방향으로 감고 오른다니 신기하다. 꽃의 의미는 '일편단심', '결속', '기쁜 소식', '덧없는 사랑'. 그중 기쁜 소식이란 의미가 마음에 든다.
새벽이슬 머금은 나팔꽃은 화려한 색상과 연약하고 투명한 꽃잎의 하늘거리는 모양이 사랑스럽고 신비감마저 든다.
우리 대중가요 중 어느 가수의 노래가사에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보다 짧은 사랑아)라는 가사처럼 아침에 잠깐 피고 지는 나팔꽃이지만 그 짧은 시간을 위해 밤새 이슬을 맞으며 아름다움을 준비한 후 미련 없이 지는 나팔꽃의 숭고한 열정이 아름답다. 짧고 덧없는 게 인생이라지만 '과연 나는 하루를 열정을 다해 최선을 다해 살았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인생을 길게 살고 짧게 사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긴 인생에서 한 번이라도 열정을 다해 사는 게 의미 있지 않겠나 생각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아침에 영광morning Glory'이란 영어권 꽃이름에 너무도 공감한다. 이른 아침 짧은 순간을 위해 어두운 밤에 온힘을 다해 준비하고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태양이 뜨면 지는 나팔꽃은 아침에 기쁜 소식을 전해 줄 꽃이라 믿는다.
한국화가 박진순
인천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인천대학교와 경기대학교에서 교수 활동.
1994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국립현대미술관).
2006 서울미술대상전특선(서울시립미술관).
2006 겸재진경공모대전특선(세종문화회관).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회원.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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