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골 학교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아름다운 기적’ [포토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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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얘들아, 선생님을 봐야지. 선생님 손 올라갈 때 어떻게 하라고 했어, 자 다시 해보자." 9월19일 오후 전남 곡성군 석곡중학교의 방과후 교실.
이 석곡중학교 오케스트라가 얼마 전 큰 사고(?)를 쳤다.
이 시골 학교 오케스트라 연주의 힘은 음악을 함께하는 학생들과 교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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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얘들아, 선생님을 봐야지. 선생님 손 올라갈 때 어떻게 하라고 했어, 자 다시 해보자.” 9월19일 오후 전남 곡성군 석곡중학교의 방과후 교실. 지휘봉을 든 안서은 음악 교사의 목소리가 커진다. 아이들은 숨을 한번 내뱉은 뒤 다시 선생님 손끝을 바라본다. 지휘봉이 움직이자 빠르고 강한 템포의 행진곡이 합주실을 가득 채운다. 오늘의 연습곡은 ‘대한의 기상’. 학생들 모두 음악 연주에 집중했다. 조금 전 카메라를 보며 부끄러워하던 모습들은 온데간데없다.
전남 곡성군 석곡면의 석곡중학교는 작은 시골 학교이다. 곡성역에서도 차를 타고 20분을 가야 한다. 전교생 33명 중 중증 장애를 가진 한 학생을 빼고 32명이 모두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돌실'은 석곡의 옛 지명)' 단원이다. 이 석곡중학교 오케스트라가 얼마 전 큰 사고(?)를 쳤다. 지난 8월16일 열린 ‘제6회 대한민국 학생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서 금상을 수상한 것이다. 단원 수만 100명이 넘는 도시 학교들과 겨룬 결과여서 더 놀랍다.
사실 석곡중학교는 참가도 못할 뻔했다. 단원 편성 ‘35명 이상’이라는 규정이 있는데 단원 수가 3명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 소식에 아이들이 실망했다. 유성우 교장이 조직위를 찾아가 “수상은 바라지도 않으니 참가만 하게 해달라”며 사정했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은 대회 조직위도 아이들이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해줬다. 그리고 울려퍼진 ‘금상’ 수상 발표. 음악 담당인 안서은 교사는 그 자리에서 엉엉 울어버렸다.


대학 시절 첼로를 전공한 유성우 교장은 확고한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대회에 나가서 성적을 내는 것은 저희에게 중요하지 않거든요. 전교생 33명 중 32명이 단원이다 보니 연주자를 키우는 것보다는 합주를 통해 옆 친구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소리를 내는 법을 배우는 게 더 중요합니다. 친구의 소리가 자신의 소리보다 큰지 작은지 파악하고, 자기 연주를 조정하는 게 합주니까요.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이 바로 오케스트라입니다."
유성우 교장이 걱정하는 게 있다. 바로 학령인구 감소다. 내년에 3학년 11명이 졸업하면 오케스트라 단원 수가 20명 남짓으로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을 붙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라도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애초부터 '대회'나 '수상'이 목표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이 시골 학교 오케스트라 연주의 힘은 음악을 함께하는 학생들과 교사에게 있다. 내년에도 이 작은 학교의 힘 있는 연주는 계속될 것이다.








이명익 기자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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