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기 침체와 청년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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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이는 추석 밥상에서는 먹고 사는 이야기가 주요 화두다.
치솟은 밥상물가와 전기요금, 기름값을 비롯 팍팍한 삶에 대한 걱정은 물론이거니와 결혼과 취업 등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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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이는 추석 밥상에서는 먹고 사는 이야기가 주요 화두다. 치솟은 밥상물가와 전기요금, 기름값을 비롯 팍팍한 삶에 대한 걱정은 물론이거니와 결혼과 취업 등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 중 하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은 어디 갈거니?-5만 원', '취업은 했니?-10만 원', '결혼해야지, 언제 할거야?-30만 원', '애는 언제 낳을 거니?-50만 원' 등등 잘 되었으면 하는 그 마음 그대로 돈으로 받겠다는 '잔소리 메뉴'가 명절마다 유행처럼 등장하곤 했다.
내 집 마련의 꿈은 멀기만 한데다 높은 취업 문턱, 쌓이는 학자금까지… 어려운 경제 상황 속 이 같은 잔소리마저 미안한 시대가 됐다.
최근 통계청은 결혼과 관련, 청년들의 인식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5월 기준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19-34세)은 3명 중 1명(36.4%)에 불과했다. 청년들은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33.7%)과 출산·양육 부담(11.0%), 고용 상태 불안정(10.2%) 등을 꼽았다.
결국 청년층의 경제 불안이 미래 선택지를 좁혔다는 의미다. 대출, 연체 등에선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19개 국내은행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20대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4%로 전년 동월(0.7%) 대비 2배 증가했다. 30대 연체율도 0.6%를 기록, 지난해 동월(0.3%)과 비교해 배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신용대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20대는 61만 474명에서 69만 1948명으로 오히려 13.3%나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에 고물가까지 겹쳐 생계 부담이 지속되면서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 침체로 인한 기업, 자영업자 고용 부진은 청년층의 취업률과 소득 불안정에 영향을 줬으며 부동산 가격 상승 등도 미래를 꿈꾸지 못하게 한 원인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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