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수요 사라지니 주춤… 성장세 꺾인 안마의자

이한듬 기자 2023. 9. 2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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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흔들리는 안마의자업계] ① 제조사 수익성 급감… 경쟁 격화에 신사업도 의문

[편집자주]국내 안마의자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엔데믹 시대 진입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에 따른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다. 안마의자 사업 외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도 취약점이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도 아닌 중국산 안마의자를 고가에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최근 업계 1~2위 기업은 노조와의 갈등 심화로 내홍을 앓고 있다. 내우외환에 빠진 안마의자업계의 현 상황을 살펴봤다.ㅍ

지난 9월5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에서 열린 '팔콘' 론칭 컨퍼런스에서 지성규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바디프랜드
▶기사 게재 순서
①팬데믹 수요 사라지니 주춤… 성장세 꺾인 안마의자
②수백만원 호가 안마의자, 알고 보면 중국산?
③내홍 휘말린 안마의자업계… 대체 무슨 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이후 호황을 누렸던 국내 안마의자업계의 실적이 추락하고 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펜트업(보복소비) 효과 종료, 글로벌 경제위기와 고물가 현상으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들며 수익성이 꺾인 탓이다. 신제품을 앞세워 반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안마의자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업체들도 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안마의자 외에 이렇다 할 신사업이 없어 성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엔데믹·고물가 등 여파에 실적 둔화


안마의자 업계의 실적 둔화 추세는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업계 1위 세라젬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7501억원, 영업이익 506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6670억원대비 13.9%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924억원대비 45.2% 급감했다. 2021년 영업이익이 2020년(236억원)대비 4배 가까이 급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당기순이익도 2021년 817억원에서 184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업계 '원조 1위'인 바디프랜드의 실적 추이는 더욱 좋지 않다.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5220억원으로 전년 5913억원에 비해 11.7%가량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85억원에서 241억원으로 64.8% 주저앉았다. 영업이익은 2019년 411억원에서 2020년 522억원, 2011년 68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지난해 상승 흐름이 끊기고 큰 폭으로 고꾸라졌다. '안마의자 1위' 타이틀도 세라젬에 내줬다. 올 들어서도 실적 부진 흐름은 지속 되고 있다. 바디프랜드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 2099억원, 영업이익 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7%, 70.4% 뒷걸음질 쳤다.

3~4위인 코지마와 휴테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코지마를 운영하는 복정제형의 지난해 매출은 1149억원으로 전년 1555억원대비 26.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201억원에서 지난해 17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휴테크의 매출액은 2020년 874억원에서 2021년 1061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66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2020년 117억원에서 이듬해 28억원으로 급감하더니 지난해는 -1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족' 증가와 보복 소비의 수혜를 봤던 안마의자 제조사들이 지난해부터 백신 보급 확대로 엔데믹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다"며 "특히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의 여파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든 것이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신제품을 앞세워 수요 반등과 실적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세라젬은 지난 4월 소형 안마의자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헬스케어 의료기기를 선보였다. 바디프랜드도 올해 4월과 6월에 이어 9월까지 총 세 차례나 신제품 론칭행사를 갖는 등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코지마 역시 9월 초 신제품 2종을 선보였고 휴테크는 신제품 출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가수 겸 배우 비가 지난 9월5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에서 열린 '팔콘 론칭 컨퍼런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경쟁은 치열해지고… 성장성은 '글쎄'


안마의자시장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 세라젬, 바디프랜드, 코지마, 휴테크 등 4사 외에도 LG전자, 코웨이, SK매직, 청호나이스, 교원웰스, 현대렌탈케어 등 가전·렌털업계 대·중견기업들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체 유통 인프라가 풍부하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대·중견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안마의자 사업에 힘을 주면서 안마의자 전문 제조사들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마의자 4사가 주력 사업 외에 신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거나 이제 투자 초기 단계인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안마의자에만 수익을 의존하고 있는 탓에 수요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수익성을 보전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

세라젬은 척추 의료기기와 안마의자 사업이 주력이다. 로봇청소기와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하지만 존재감이 미미하다. 지난해 전자약 기업 와이브레인에 40억원을 투자했고 교보생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다. 세라젬 관계자는 "현 단계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는 주력 사업인 헬스케어(안마의자) 외에 리클라이닝 모션베드 라클라우드, 정수기 사업을 신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 기준으로 헬스케어 부문이 매출의 85.7%를 차지하고 있으며 라클라우드와 정수기의 비중은 각각 10.4%, 3.9%에 그친다. 이 가운데 라클라우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1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31억원에 비해 34.4% 줄었다. 정수기 사업 매출은 2020년 831억원, 2021년 587억원, 2022년 286억원으로 꾸준히 하향 추세고 올해 상반기에는 82억원으로 전년 동기(123억원) 대비 33.3%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휴테크도 소형 헬스케어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휴테크 관계자는 "올해 초 일본 MTG 브랜드와 총판계약을 체결해 골반 척추 교정을 돕는 '스타일 체어'와 발과 종아리 근육 강화에 도움을 주는 '식스패드 풋핏2'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제 막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현재로선 향후 비전이나 목표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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