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공모 절차 착수…2027년 전구체 생산 4배 확대
2027년 기준 세계 4위권…전구체 국산화 박차
한때 중단했던 사업…상장으로 본격 부활 기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을 통해 투자재원을 확보, 2027년까지 전구체 21만t(톤)의 생산능력을 구축한다. 이는 현재 생산량의 4배에 달하는 규모로, 이를 바탕으로 북미, 유럽 시장에도 진출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25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1447만6000주다. 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3만6200원~4만6000원이다.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5240억~6659억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확보한 투자금을 전구체 공장 건설에 투입한다. 현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포항 CPM 1·2공장에서 연간 5만t의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 하반기 3·4공장을 착공하고, 2027년 21만t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
현실화하면 2027년 기준 GEM(41만t), CNGR(40만3000t), 화유코발트(25만t) 등 중국계 기업에 이은 세계 4위 수준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시장 점유율은 7.5%로 예상된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18.1%의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글로벌 전구체 시장을 중국이 주도해 왔지만, 이번 상장과 투자로 국내 배터리 핵심 소재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전구체는 양극재 전 단계 원료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 광물을 일정한 비율로 섞어 정제한다. 전구체는 이차전지 원가의 20%, 양극재 원가의 70%에 달한다. 전구체에 리튬을 첨가하면 양극재가 완성되는데 전구체 합성 기술은 양극재의 가격과 품질을 좌우한다.
이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이 에코프로를 넘어 국내 배터리 산업 경쟁력 전반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에 설득력을 주는 배경이기도 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전구체 공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전구체 생산공정(CPM, Cathode Precursor Material)과 황산화 공정(RMP, Raw Material Precipitate)이다. RMP은 순도가 낮은 원자재에 황산을 넣어서 고순도 니켈, 코발트를 추출하는 작업이다. 예전에는 고순도 원료 자체를 수입하다 보니 원가가 높았다.
하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RMP 공정을 개발, 저순도 니켈 혼합물을 저렴하게 수입해 정련함으로써 전구체의 부가가치를 높였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다변화도 추진한다. 현재는 생산한 전구체 대부분을 가족사인 에코프로비엠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생산라인 확대뿐 아니라 전구체 기술 개발에도 투입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06년 국내 최초 하이니켈 NCA 전구체, 2018년 세계 최초 NCM811 전구체, 2020년 NCM9½½ 전구체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단결정 전구체, NMX 코발트 프리 전구체, OLO 전구체 등을 개발하며 원가 절감, 수명 증가, 열 안정성 개선을 실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으로 한때 중단됐던 에코프로그룹의 전구체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2004년 정부가 발주한 ‘초고용량 리튬이온 전지 개발 컨소시엄’에 제일모직과 공동으로 참여하며 양극소재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일모직이 양극소재를 개발하고 에코프로가 전구체를 개발해 셀 회사인 삼성SDI에 공급하는 구조였다.
이후 2006년 제일모직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배터리 소재 사업을 정리하면서 에코프로가 이를 인수한다. 에코프로는 양극소재와 전구체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다가 2009년부터 전구체 사업을 크게 확충한다. 국내 모 대기업에 전구체 공급 물량이 늘어나자 은행 융자를 통해 라인을 대폭 증설, 사업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일본 경쟁사가 에코프로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해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에코프로는 전구체 사업을 중단하는 위기에 처한다. 대신 양극소재 기술력 강화에 매진, 2013년 소니에 양극소재를 시험 공급한 데 이어 삼성SDI에도 전동공구용 배터리 셀에 NCA 양극재를 공급한다.
에코프로는 이후 에코프로비엠에 사용되는 전구체를 소량 생산하다 전구체 사업의 중요성을 재인식, 중국 합작사 에코프로GEM의 중국 측 지분을 인수했다. 2017년부터 자체 기술 개발 및 라인 건설에 착수, 다시 사업을 키우기 시작했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원재료 매입, 전구체 생산, 최종 고객사에 이르기까지 자체적인 밸류체인이 구축돼 있다”며 “국내 유일의 논 차이나(Non-China) 전구체 업체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규제 환경 변화에 더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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