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 벌금만 유예에 소유자 '허탈'…"비아파트 공급 한 축 막혀" 아쉬움도

황보준엽 기자 2023. 9. 2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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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를 1년2개월 유예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양주의 한 생숙은 5동짜리인데, 이건 이름이 다른 아파트였을 뿐"이라며 "생숙은 그간 아파트의 규제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겨난 편법 상품일 뿐이다. 주거용 사용을 막는다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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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강제금 부과 1년2개월 유예…"주거용 허용은 아니야"
"숙박 취지상 불가피한 결정…단 건설사 생숙 공급 안할 것"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2023.9.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를 1년2개월 유예한다. 다만 숙박업 신고를 위한 기간을 주는 것일 뿐 주거용 사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소급 미적용과 용도변경 요건을 완화 등을 기대했던 생숙 거주자들은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결정을 두고 비아파트 공급의 '한 축'이 틀어막히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024년 말까지 생활숙박시설(생숙) 숙박업 신고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이행강제금 처분을 유예할 계획이다.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 시 2년간 한시 적용되던 특례는 추가 연장 없이 다음달 14일부로 종료된다.

그간 국토부는 용도변경을 활성화하기 위해 계도기간에 오피스텔 건축기준을 완화 적용해왔는데, 이 시점 이후로 용도변경이 더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국토부는 주차장·학교과밀등 인근 주민들의 역민원, 생숙을 숙박시설로 정상사용 중인 준법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생숙에 거주하고 있는 분들이 주택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기대 심리를 갖고 있었다"며 "생숙을 숙박시설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생숙 거주자들은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앞서 정부가 ‘생숙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히자 소급 미적용과 용도변경 요건 완화 등을 기대했다. 정부가 2년간 용도 변경 특례를 부여했지만 까다로운 조건 탓에 실제로 생숙이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된 경우는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이 오피스텔로 용도변경된 건수는 지난 2월 기준 42개 동, 1033실이다. 지난해 기준 생숙은 전국 8만6920실로 집계됐는데, 2년여간 약 1.1% 수준이다.

전국레지던스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용도변경을 추진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각종 규제와 관계부처의 협의 부족, 소극행정으로 인해 99%의 생활숙박시설이 용도변경을 완성하지 못했음에도 국토부는 행정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뿐만 아니라 소급입법이라는 법 학계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이를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한 제도 개선 권고 및 법적대응을 계속할 예정이며, 국토부에 대한 집회시위 및 집단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숙박용'이라는 용도상 불가피한 일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생숙을 주택 공급의 한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과도한 규제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당초 취지가 숙박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이번 조치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생숙이 공급의 한축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쉽기는 하다"고 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도 "주거용으로 인정을 하지 않으면 건설사들이 생숙을 공급할 이유가 없다"며 "빌라나 오피스텔처럼 비아파트의 주요 공급처가 될 수 있는데, 규제만 하는 것은 아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차피 아파트의 규제를 피해서 잠깐 활성화됐던 편법 상품이었을 뿐 공급과는 무관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양주의 한 생숙은 5동짜리인데, 이건 이름이 다른 아파트였을 뿐"이라며 "생숙은 그간 아파트의 규제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겨난 편법 상품일 뿐이다. 주거용 사용을 막는다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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