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속 2배 신임받은 이 남자...신세계 송현석의 고민은

지영호 기자 2023. 9. 2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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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0%의 대표이사를 물갈이한 신세계그룹의 이번 인사에서 유일하게 외부 출신으로 추가 임무를 부여받은 이가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다.

신세계그룹은 송 대표에게 그룹의 주류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L&B도 이끌라는 겸직 인사를 냈다.

신세계푸드에서 제조 기반이면서 혁신적 조직문화를 이끈 송 대표가 주류수입을 중심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에 제한적인 신세계L&B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이런 칼바람 속에서 송 대표는 신세계푸드 겸 신세계L&B 대표를 겸직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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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겸 신세계L&B 대표

무려 40%의 대표이사를 물갈이한 신세계그룹의 이번 인사에서 유일하게 외부 출신으로 추가 임무를 부여받은 이가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다. 신세계그룹은 송 대표에게 그룹의 주류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L&B도 이끌라는 겸직 인사를 냈다. 신세계푸드에서 제조 기반이면서 혁신적 조직문화를 이끈 송 대표가 주류수입을 중심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에 제한적인 신세계L&B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25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지난 20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자 그룹 안팎에서 크게 술렁였다. 업계 뿐 아니라 재계 전체로 봐도 매우 빠른 인사인데다 신세계를 이끄는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고 인사 폭도 예상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런 칼바람 속에서 송 대표는 신세계푸드 겸 신세계L&B 대표를 겸직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송 대표는 그동안 '대체식품 전도사'로 명확한 색깔을 드러낸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1968년생인 송 대표는 캐나다 국적으로 미주리 주립대 신문학부를 거쳐 노스웨스턴대 마케팅 석사과정을 마치는 등 해외에서 오랜 생활을 해온 인물이다. CJ엔터테인먼트 미주법인, 워너뮤직, 맥도날드, 피자헛, 오비맥주 등 해외법인이나 외국계 회사에 다니면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창의성을 중시하는 조직문화에 익숙하다. 2018년 12월 신세계푸드 상무로 영입돼 1년10개월만에 대표에 오른 후 신세계푸드에 격의 없는 소통문화를 전파시켰다.

송 대표는 신세계푸드의 미래 먹거리를 가장 고민한 인물로 손꼽힌다. 그는 사업진입 시점이 점유율로 이어지는 식품업계에서 후발주자로서 영역을 구축하려면 신시장 개척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부진했던 수익성은 노브랜드 버거 가맹점 확대로 만회하면서 대체식품(대체육 등)을 기업의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대안식품과 관련한 강연이나 설명회라면 전국을 마다하지 않고 뛰어다녔고 실험적이면서도 과감한 제품 출시로 꾸준히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반면 주류수입으로 성장해 온 신세계L&B는 종합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발포주 '레츠'는 흥행에 참패했고 한정판 '킹소주24'로 소주시장에 재도전한 상태지만 수천개에 이르는 도매사 공략이 쉽지 않다.

게다가 그동안 신세계L&B의 핵심사업인 와인수입 판매도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와인의 인기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와인수입액은 3.8% 늘어났지만 수입량은 7.2% 줄었다. 중저가 와인시장 축소를 고가와인 판매로 버텼다는 의미다. 지난해 신세계L&B의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했다.

그동안 신세계L&B의 조직문화는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와인 판매점 '와인앤모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해외 와이너리와의 계약을 통해 국내 납품하는 업무가 주력이고 마케팅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외부와의 소통 채널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오비맥주에서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카스와 OB골든라거를 키운 송 대표가 신세계L&B 대표를 겸직하게 된 배경이다. 송 대표가 신세계L&B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조직문화부터 바꿀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식품음료업계 관계자는 "소통과 실리를 추구하는 송 대표가 신세계L&B의 폐쇄적인 기업문화를 접하고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라며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가 시너지를 내기위해선 180도 다른 조직문화부터 손보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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