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배터리 던지기'에 무너진 韓증시…반도체株 '버티기'
9월 FOMC 여진 및 명절 앞두고 외인 ‘셀코리아’
반도체 선전에 추가하락 제한…2480선 지지력 재확인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코스피 지수가 2차전지 테마주의 약세 속에 2500선을 내줬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한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여파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리스크 회피 심리가 겹치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악재 속에서도 대형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증시가 버티기에 들어가며 2480선에서 지지력을 재확인하는 등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9%(12.37포인트) 하락한 2495.7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2500선 아래에서 종가 마감한 것은 지난 5월17일 이후 4개월 만이다. 고금리,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로 6거래일간 이어진 외국인 투자자의 ‘셀코리아’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외국인은 이날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1339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개인이 485억원, 기관이 704억원어치 사들이며 대응했으나 판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매도세는 2차전지 테마주에 집중됐다.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소식에 테슬라 주가가 4% 넘게 내린 충격이 한국증시로 이어진 모습이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하루 POSCO홀딩스(005490)를 1474억원, 에코프로비엠(247540) 916억원, 에코프로(086520)를 807억원어치,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157억원어치 내다 팔았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를 2차전지 테마주가 독식한 여파로 2차전지 주요 종목을 추종하는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이날 하루에 4.23% 하락했다.
외국인의 ‘배터리 던지기’에 코스닥 지수는 이날 하루 2.12% 하락하며 839.17까지 밀렸다. 시총 비중 합산이 12%대에 달하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주가가 동시에 8%대 빠진 탓이다. 특히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이어진 에코프로는 이날 88만원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 18일 기록한 전저점(87만원)에 바짝 다가갔다.
연휴 앞두고 리스크 회피…반도체 선전에 2480선 지지 ‘의미’
증권가에서는 연휴를 앞두고 리스크 회피 심리가 작동하며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데 주목했다. 코스닥 시장은 7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거래대금은 8조원대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5월 미국 부채 한도 협상 난한 구간 수준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는 코스닥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상황인데다 실적에 대한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구간에서는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으며 수급이 재유입되기 위해서는 금리 정점 통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거래대금이 줄어들고 2차전지 테마주 약세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낙폭이 확대됐다”며 “2차전지 종목의 경우 테슬라가 약세를 보인데다 실적 대비 고평가되어 있던 종목들이 자회사(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예비심사가 통과되며 재료 소멸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1월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증권가는 불안한 증시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2480선에서 지지력을 재확인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미국 증시 약세 속에서도 저가 매수가 유입되며 상승 마감한 흐름이 이어지며 반도체 테마주가 선전한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0.87% 오르며 ‘7만전자’를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됐고, SK하이닉스(000660)는 하락 마감했지만 장중 반등을 시도하며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480선에서 지지력 테스트 전개되어 장 중 하락폭을 축소하면서도 다소 불안한 등락이 이어졌다”며 “2차전지 밸류체인의 하락에 증시 하방압력을 높였으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상승전환 시도 등이 증시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고 진단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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