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베누' 흙은 지구에 도착했는데... 한국 아포피스 탐사 계획은 좌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의 토양 채취에 성공하면서, 인류 역사상 세 번째 소행성 샘플이 긴 여행 끝에 지구에 도착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은 "태양계는 초기에 작은 먼지입자와 기체가 뭉쳐지면서 충돌-병합-파괴 과정을 반복했는데, 이때 지구 같은 행성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은 소행성과 혜성으로 남게 됐다"면서 "소행성 겉면 입자 분석을 해내면 이들이 충돌을 했는지, 어떻게 합쳐졌는지 등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행성 베누 샘플 지구 운송에 성공
지구 충돌 막고 미래 자원 가능할까
소행성 탐사용 예산 확보 작년 실패
"우리 기술로 가려면 20년 걸릴 것"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의 토양 채취에 성공하면서, 인류 역사상 세 번째 소행성 샘플이 긴 여행 끝에 지구에 도착했다. 앞으로 우주와 태양계의 기원을 알려줄 실마리일지 모른다는 부푼 기대감 속에 나사는 베누 샘플 연구에 들어갔다. 우리나라가 이런 연구에 성공하려면 족히 20년은 걸릴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우주를 온몸으로 부딪친 작은 천체
소행성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보다 작은 천체를 말한다. 25일 나사 지구근접천체연구센터(CNEOS)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4일까지 발견된 근지구소행성(NEA)1은 3만2,918개나 된다. 이렇게나 많은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해 오려는 가장 큰 이유는 태양계의 기원을 알아내기 위해서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은 "태양계는 초기에 작은 먼지입자와 기체가 뭉쳐지면서 충돌-병합-파괴 과정을 반복했는데, 이때 지구 같은 행성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은 소행성과 혜성으로 남게 됐다"면서 "소행성 겉면 입자 분석을 해내면 이들이 충돌을 했는지, 어떻게 합쳐졌는지 등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우주를 온몸으로 부딪쳐 쌓인 흔적이 소행성 표면에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 물질 분석을 통해 그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베누는 태양계가 만들어진 이후 변화를 겪지 않은 소행성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샘플 채취는 더욱 의미가 있다. 박창근 극지연구소 연구원은 "베누는 굉장히 작고, 화학적 분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태양계 생성 당시의 기록을 고스란히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베누가 생명체에 필요한 기본 물질인 물과 유기물이 많은 소행성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해당 연구를 통해 생명의 기원과 관련한 실마리가 생길 수도 있다.
소행성 샘플 연구는 이 외에도 지구 충돌 가능성에 대한 대비, 미래 자원 탐구 등을 위해서도 가치가 있다. CNEOS 집계 결과 현재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은 2,366개 정도다. 문 그룹장은 "소행성의 궤도는 계산을 통해 예측할 수 있지만, 어떤 것으로 구성돼 있는지 알아야 충돌에 대비할 수 있다"면서 "아울러 소행성은 대부분 표면에 금속이나 광물, 물 등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탐사를 통해) 미래 자원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판단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사보다 먼저 아포피스 가려다...
연구 가치가 높은 만큼 난도도 높다. 발사체를 띄우는 것뿐만 아니라 샘플이 안전하게 지구에 도착하고, 변질 없이 연구가 이뤄질 때까지 모든 과정에 세세한 설계와 준비가 필요해서다. 특히 소행성은 크기가 작아 탐사선 착륙이 어렵다 보니 잠깐 댔다 떨어져야(터치다운) 한다. 오시리스-렉스도 지구에서 3억㎞를 넘게 날아가 베누 표면과 10초간 붙었다 떨어진 게 전부다. 이번 성공 이전에 인류 역사상 처음 소행성 터치다운에 성공한 탐사선은 일본의 이토카와, 류구뿐이었다.
한국도 소행성 탐사에 도전했지만 설계 단계에서 좌초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를 위해 탐사선과 관련 시스템을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에 실어 발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 박 연구원은 "탐사선을 보내고 돌아오는 데만도 10년이 걸리니 준비에도 그만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가 소행성을 탐사하기까지는 못해도 20년이 족히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시리스-렉스의 다음 행선지가 바로 아포피스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급차 몰고 주말엔 여행가던 그들이 왜... 송파 일가족 사망 '의문점'
- 레이디제인, 60평대 신혼집 공개..."남편은 몸만 들어와" ('동상이몽')
- 흑인 소녀만 쏙 빼고 메달…아일랜드 체조대회서 벌어진 일
-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 직격당한 김윤아가 환기한 '타인의 고통'
- '청치마에 올림머리' 박근혜 전 대통령... 추석 앞 깜짝 시장 방문
- 한국 수영 '황금세대', 새 역사 썼다...남자 계영 800m서 AG 단체전 사상 첫 금메달
- 트럼프, 정말로 백악관 컴백? 바이든과 '박빙 구도' 깨졌다
- [단독] 몰카범 10명중 4명 '아는 사람'... 연인이 절반 넘었다
- [속보] 이재명 내일 오전 법원 출석... 영장실질심사 받는다
- 아빠 된 송중기 "행복의 발걸음~" 안혜경 결혼식 사회 맡은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