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 덕에 졸업한 20대… 이름도 안 남긴 채 11억 기부

대구/노인호 기자 2023. 9. 26.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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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감면 영수증 발급 안 받고
매달 1억원 추가 기부까지 약속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으로 어렵게 대학을 졸업한 20대가 11억원을 한국장학재단(이하 재단)에 익명 기부했다. 기부자는 앞으로 매달 1억원씩을 추가로 기부하겠다는 의사도 밝히면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부금 영수증 발급도 거절했다고 한다.

25일 재단에 따르면, 청년 기부자인 20대 후반 A씨는 이달 초 11억원을 재단 통장에 입금했다. 그는 “10억원은 일시금이고, 1억원은 9월분 기부액”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재단 측은 “만 39세 이하 청년 기부자 중 최고액이고, 개인 기부자로는 역대 둘째로 많은 금액”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개인은 김용호(71) 삼광물산 대표로, 2021년 1월 100억원을 기부했다.

A씨는 앞으로 매달 1억원을 추가로 기부하겠다고 약정도 했는데,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2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재단에 기부할 경우법인세법, 소득세법에 따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도 A씨는 이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학비와 생활비를 해결하기 위해 이 재단에서 학자금 대출과 국가장학금을 수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단에 “대학생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재단의 국가장학금, 근로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 나라의 도움으로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며 “사람들의 숨이 트일 수 있는 세상, 누구라도 경제적 여건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데 사용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한 관계자는 “매달 1억원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정작 기부자는 ‘자동 이체로 매달 중순쯤 기부될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고 했다.

배병일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국가에서 받은 도움을 사회에 환원하는 장학 사업 선순환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이런 기부자와 같은 국가 장학 사업의 선순환 사례가 지속해서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장학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2009년 준정부기관으로 설립된 한국장학재단은 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 연간 9조원 규모의 장학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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