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옥중 출마, 옥중 결재’ 글에 ‘좋아요’ 누른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앞둔 이재명 대표가 “옥중 출마, 옥중 결재도 하라”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구속되더라도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민주당 친이재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원내대표 선거 출마자들에게 “이 대표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공개 선언해달라”고 했다.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충성’과 ‘방탄’ 서약을 요구한 것이다.
친이재명계는 이 대표 체포 동의안이 가결되자 비이재명계 박광온 원내대표를 쫓아내듯 사퇴시켰다. 그리고 친이재명계 4명이 새 원내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이 중 세 사람이 방탄 서약을 했다. 국회의원이, 그것도 다수당을 대표하겠다는 사람이 국민 전체가 아니라 특정인을 지키겠다고 공개 약속할 수 있나. 현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대표는 10여 가지 불법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뇌물·배임 등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을 이용한 비리, 국가의 사법 시스템을 교란하는 위증 교사 등 혐의도 중대하다. 영장이 발부되면 물리적으로도 대표직은커녕 의원직도 수행하기 어렵다. 재판에서 유무죄가 확정될 때까지 일단 물러서 있는 게 상식이고 도리에 맞는다.
그런데도 옥중 결재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은 이 대표 개인과 친이재명계의 계파 이익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공천권을 쥐고 있어야 당내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고, 재판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계산할 것이다. 친이재명계는 내년 총선에서 다시 공천을 받으려면 이 대표가 공천권을 쥐고 있어야 한다. 일부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회 다수당이 끝없이 비정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취임 후 방탄에만 몰두해 국정을 왜곡, 마비시켰다. 체포 동의안 가결 후에는 당내 배신자 색출 작업을 벌였다. 이제 이 대표 옥중 공천에 대비해 시대착오적 충성 서약까지 강요한다. 전통 있는 민주당이 한 사람 때문에 거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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