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아파트, ‘무량판’ 이어 ‘벽식’ 구조도 철근 최대 50%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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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이어 '벽식' 구조 아파트 단지에서도 설계 오류로 철근이 없는 채로 지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LH는 철근이 빠진 사실을 올해 6월 감리업체의 감리 과정에서 인지했지만, 입주 예정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보강 공사를 벌였다.
공사 중인 단지이지만 벽식 구조가 철근 누락에 더 취약한 만큼 LH 아파트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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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 지하층 철근배치 잘못 설계해
입주 예정자 몰래 보강 공사해와
25일 LH에 따르면 인천 검단신도시에 짓고 있는 LH의 공공분양 아파트 단지 13개 동 중 4개 동의 외벽 지하층 철근이 동별로 적게는 17%, 많게는 50%까지 누락됐다. 이 단지의 입주 예정 시기는 2025년 6월로 현재 약 30% 공사가 진행됐다.
LH에 따르면 설계 업체가 벽체 내부에 들어갈 철근 배치 간격을 잘못 설정해 실제 들어가야 하는 철근보다 적게 들어가도록 잘못 설계했다. LH 관계자는 “올해 6월 말 감리업체의 보강 요청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보강 공법을 마련하고 관련 전문가 검토를 거쳐 공사하고 있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해당 설계 업체는 LH 직원 출신이 임원으로 재직했던 적이 있는 전관 업체였지만, 현재 전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벽만으로 천장 하중을 받치는 벽식 구조다. 외벽이 천장 하중을 지지하는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기존 ‘철근 누락’이 발견된 단지는 무량판 구조 단지였다. 무량판 구조는 천장에 수평으로 설치하는 보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지탱하는 방식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벽식 구조에서 외벽 철근이 누락되면 대형 붕괴사고 위험이 커진다. 설계에서 철근이 누락됐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잘못”이라며 “그나마 감리업체에서 빨리 파악해 공사 현장에서 최소한의 리스크 관리는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철근 누락이 발견된 4개 동은 발견 당시 지하층 골조 공사가 완료돼 벽 내부에 철근을 더 넣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LH는 “기존 벽체에 철근이 들어간 콘크리트를 덧대는 ‘증타 보강’ 공법으로 보강 공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보강 공사는 11월 말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LH는 이달 11일부터 이 단지에 대한 보강 공사를 시작했지만 입주자들에게 알리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LH 관계자는 “설계업체 구조 설계 오류를 감리가 제대로 작동해 문제를 파악한 만큼 다른 벽식 구조 아파트로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은 없다”며 “입주 예정자들에게 누락 원인과 보강 방법 등을 최대한 빨리 안내해 불안감을 덜고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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