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아픔 딛고 金' 오상욱, "(구)본길이형에게 복수하고 싶진 않았지만 이기고 싶었다"

윤진만 2023. 9. 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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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의 기다림 끝에 준우승 설움을 씻고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26·대전광역시청)의 얼굴에선 만감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펜싱을 시작해 꿈에 그리던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 첫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지만, 결승에서 꺾은 상대가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 일원이자 존경하는 선배인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이기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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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5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결승전 오상욱-구본길 경기. 오상욱이 구본길에 승리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인사를 나누고 있는 오상욱-구본길.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5/
25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결승전 오상욱-구본길 경기. 오상욱이 승리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5/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5년의 기다림 끝에 준우승 설움을 씻고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26·대전광역시청)의 얼굴에선 만감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펜싱을 시작해 꿈에 그리던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 첫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지만, 결승에서 꺾은 상대가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 일원이자 존경하는 선배인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이기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노릇.

오상욱은 25일 오후 8시50분(한국시각)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구본길을 15대7로 꺾고 우승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 번에 졌던 기억이 있어서 처음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후반전에 잘 풀어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아울러 "4연패(구본길이 도전하는 기록)에 별로 집중하지 않았다. 결승에서 (본길이)형과 만나 누군가 이기고, 누군가 지겠다는 생각만 했다. 지난 아시안게임 때 복수를 할 생각은 없었다. 이기고는 싶었다"고 말했다.

오상욱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이 순간을 5년 넘게 기다렸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 사브르 개인 결승은 오상욱의 펜싱 인생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구본길에 14대15, 1점차로 석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운명처럼 같은 무대에서 다시 만난 구본길. 개인전 4연패를 노리는 '전설'을 넘어야 전설이 될 수 있는 법이다.

오상욱은 "얼마 전 크게 다친 뒤 리커버리(회복)를 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옆에서 팀원들이 '잘한다, 잘한다' 하며 자신감을 많이 심어줬다. 내 플레이가 잘한지 모르지만, 잘하려고 하다보니 자신있게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항저우)=윤진만 기자

준결승에서 이란의 모하마드 라바리를 15대11로 꺾은 오상욱의 기세는 결승전에서도 이어졌다. 먼저 2점을 따내며 앞서나갔다. 구본길은 만만치 않았다. 어느샌가 따라잡아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구본길이 달아나면 오상욱이 따라붙었다. 7-7 동점 상황에서 오상욱이 1점을 따내며 모처럼 리드를 잡았다. 이후 오상욱은 내리 5점을 따내며 점수차를 12-7로 크게 벌렸다. 오상욱은 그 뒤로도 3점을 더 따내며 15대7로 승리했다.

경기 중 서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세리머니를 자제했던 오상욱과 구본길은 멋진 승부를 펼친 뒤엔 뜨겁게 포옹했다. 오상욱은 "한국 선수끼리 만나 마음이 편했다. (한국 선수끼리 펼치는 결승은)우리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성적이었다"고 했다.

오상욱은 단체전에서 2관왕을 노린다.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오상욱 구본길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 등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가 재가동된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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