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에 억하심정이라도 있나”…일본의 철근 덤핑공세
30% 할인된 가격에 韓시장서 판매
韓철강사 주문 감소, 자국 제품 늘려
◆ 위기의 철강한국 ◆
![포스코. [사진 =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9/25/mk/20230925220601641qtme.jpg)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일본산 열연 제품 수입량은 155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1년 146만t, 2022년 167만t이던 일본 열연 제품 수입량은 2023년 250만t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열연은 슬래브(뜨거운 쇳물을 굳혀 응고시킨 중간소재)를 가열해 압연기로 누르고 길이를 늘려 두께를 얇게 만든 뒤 코일 형태로 감은 철강제품이다. 자동차용, 구조용, 강관용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사용되는데,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열연을 생산한다.
재압연사, 강관회사 등 열연 제품 수요처들이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양질의 열연 제품 대신 일본산 제품 구매를 늘린 것은 가격 때문이다. 일본 철강회사들은 내수시장에서 판매하지 못한 물량을 저가 수주로 처리해 내수 가격을 방어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사이 일본산 열연 제품은 t당 평균 80만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에서 생산된 열연 제품 평균 판매가는 t당 100만원을 조금 밑도는 수준이었다. 일본 제품이 국산 제품 대비 20% 가량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수요처들이 점점 포스코와 현대제철 주문량을 줄이고 나선 것이다.
문제는 일본 제품의 가격이 일본 내수 시장에서의 가격 대비 크게 낮다는데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 1~8월 일본 내 열연 제품 가격은 t당 평균 920달러로 집계됐다. 이를 이 기간 동안 원달러환율 평균치인 1300원을 적용하면 t당 120만원이 나온다. 결국 일본 철강회사들이 자국 내에서보다 30%가량 낮은 가격에 한국에서 제품을 처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반덤핑 소지가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철강제품 거래는 통상 달러로 거래한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철강제품의 한국 시장 공략도 국내 철강산업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중국 철강사들은 지난 10년간 대대적인 투자로 몸집을 불리면서 조강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세계 5위사 중 4곳이 중국 업체일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내수시장이 침체되고 올해 리오프닝 이후에도 좀처럼 경기가 살지 않자 내수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을 가격을 크게 낮춰 한국 시장에 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산 열연제품 수입량은 올 1~8월 사이 107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7% 늘었다.
일본·중국 제품을 값싸게 구매하는 재압연사와 강관회사들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일본산 열연 제품이 워낙 싸게 들어오는 통에 제품가격 인상 시기를 놓치고 있어서다. 모 강관회사 관계자는 “일본 열연 때문에 시장가격이 전반적으로 교란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산업의 기초소재인 철강업이 튼튼하지 않으면 자동차, 건설, 조선 등 한국 주력산업들 역시 연쇄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철강사들의 조강 능력이 약화되면 제조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은 소위 더티 스틸(dirty steel) 의존도가 높아지게 되고, 이는 세계 각국의 탄소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산 제품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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