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전기차로 무슨 드리프트?”…스포츠카 맞먹을 정도라는데 [시승기]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2023. 9. 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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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이오닉5 N 시승기
시동 켜자마자 “대박!”
사운드·진동·파워 인상적
코너링 돕는 N페달 기능
주행 즐거운 한층 높여줘
역동적인 드리프트도 체험
현대차그룹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현대차]
“괴물 전기차”

“차에 미친 사람들이 만든 차”

“운전하는 재미를 극대화한 차”

“현대차그룹 모든 차를 통틀어 가장 빠른 차”

현대차그룹 브랜드의 여러 신차 중 ‘아이오닉5 N’ 만큼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차가 있었을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고성능 차에 대한 뚝심과 의지가 아이오닉5 N를 통해 결실을 보았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아이오닉5N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말은 ‘운전하는 재미’다. 운전하는 재미란 가속 엔진이나 변속기 소리와 함께 자동차의 성능과 힘을 직감적으로 느끼며 운전을 하는 것을 말할 것이다. 마니아들은 자동차의 진동, 힘의 느낌, 냄새 까지도 운전하는 재미 요소로 본다.

아쉽게도 전기차는 조용하고 빠르고 유지비가 저렴하기만 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운전은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전기차에서도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겠다고 작심해 아이오닉5 N를 만들어냈다.

현대차그룹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현대차]
지난 20일 충남 태안군에 있는 현대차그룹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아이오닉5 N를 시승했다.

아이오닉5 N 성능을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짐카나, 젖은 노면, 고속주회로 등 다양한 코스를 체험했다.

아이오닉5 N 외관은 마치 로봇 얼굴처럼 상당히 역동적인 느낌을 줬다.

동시에 모든 디자인이 기능적으로 제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아주 작고 섬세한 부분의 디자인까지 모두 기능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

운전석에 탑승해 시동을 켠 순간 ‘대박!’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전기차라고는 믿기 어려운 사운드와 진동감이 마치 스포츠카 시동을 켠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핸들 한가운데 자리한 커다란 ‘N’ 마크가 “내가 바로 고성능 N 브랜드의 얼굴이다”라는 위용을 뽐내는 것 같았다.

조작부에 여러 버튼이 많고 디스플레이에서도 다양한 선택지가 많다보니 이 차의 성능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선 수시간의 교육이 필수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기능을 체험해본뒤 본인이 가장 선호하고 자주 사용하는 조합을 위주로 ‘즐겨찾기’처럼 커스터마이징 저장해둘 수 있다는 점.

우선 아이오닉5 N ‘N 페달(N Pedal)’ 성능을 체험했다. N 페달은 트랙 주행 상황에서 회생제동을 활용해 날카로운 코너링을 가능케 하는 기능이다.

시속 70㎞를 달리다가 페달에서 발을 떼고 방향을 틀었는 데, 아이오니5 N은 신속하게 하중을 이동해 민첩하고 부드럽게 코너링에 성공해냈다.

현대차그룹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현대차]
N페달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앞바퀴와 뒷바퀴의 구동 분배비를 적절히 조정하고 회생 제동량과 모터 응답성을 높인다. 민첩하게 코너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전기차 회생 제동이 차를 멈추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수준이었다면, 아이오닉5 N은 N페달을 통해 주행 즐거움을 높이고 민첩한 제동과 조향을 가능케 만든 것이다.

폐쇄된 코스를 1대씩 주행해 시간을 겨루는 짐카나 코너에선 아이오닉5 N의 민첩한 주행 성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최소 45도에서 최대 90도까지 핸들을 조작하면서 콘(간격 30~40미터)을 빨리 통과해야 하는 미션이다. 일반적으로는 브레이크를 여러번 밟으며 운전해야 할 거리도 브레이크 없이 수월하게 콘 사이를 통과했다. 극적인 감속과 가속을 넘나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서킷 위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드리프트도 체험했다.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 기능을 활성화한 콘 1개를 두고 주위를 돌며 드리프트를 연습했다.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는 전∙후륜에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해 원활한 드리프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다.

처음 시도해보는 드리프트가 어색했지만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오버스티어링과 카운터스티어링을 넘나들며 무려 ‘전기차’로 인생 첫 드리프트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자동차와 내가 한몸이 된 듯한 느낌이 강렬했다.

전문 카레이서가 운전하는 아이오닉5 N 옆자리에 탑승해 가속 성능도 알아봤다. 비가 많이 내린 날이어서 안전을 위해 풀 악셀을 밟진 않았지만 안정감있고 빠르게 속도를 높이는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 3.4초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현대차그룹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 실내 핸들 모습 [현대차]
아이오닉 5 N은 합산 448㎾(609마력)의 최고 출력과 740Nm(75.5kgf·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전∙후륜 모터가 탑재됐다.

일정 시간 동안 출력을 크게 높여 최대 가속 성능을 발휘하는 모드인 ‘N 그린 부스트’를 사용하면 합산 최고 출력이 478㎾(650마력), 최대 토크가 770Nm(78.5kgf·m)로 증가한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 5 N을 통해 보여주려는 비전과 꿈이 무엇인지, 개발 스토리를 들려주는 개발진의 눈빛이 왜 이렇게 반짝였는지, N 브랜드를 향한 현대차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포르쉐 타이칸, 메르세데스 벤츠 EQS AMG를 비롯해 고성능 전기차는 수없이 많다. 다만 서킷을 달릴 수 있는 7000만원대 고성능 전기차는 아무나 만들수 없다.

아이오닉5 N은 개별소비세 5%와 친환경차 세제 혜택 후 76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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