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장심사 끝낸 이재명 대표, 첫 메시지는 통합이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는다. 그 결과에 따라 이 대표와 민주당 운명이 큰 분기점을 맞는다. 영장 기각 시 이 대표 중심으로 내홍을 수습할 동력이 만들어질 것이고, 영장 발부 시엔 리더십이 흔들리고 계파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돌려 말하면, 미증유의 제1야당 위기를 해결해야 할 1차적 책임이 이 대표에게 있다는 뜻이다.
제1야당 대표 구속 여부가 일으킬 정치적 파장은 그야말로 크고 엄중할 수밖에 없다. 영장심사 전날인 25일 친명(친이재명)·비명계의 충돌은 그 전초전에 가까웠다. 양측 모두 “어처구니없는 야당 대표 체포·구속”(친명계), “부당한 검찰수사 매듭을 끊어야 한다”(비명계)며 2년간 이 대표에게 칼끝을 겨눠온 검찰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해 친명계는 ‘검찰·여당과 놀아난 폭거’라며 공격했고, 비명계는 ‘친명계 독재’라고 맞섰다.
벌써부터 지도체제·총선 공천 문제가 불거지면서, 내분은 더 날이 섰다. 현실화할지 여부도 모르는 ‘옥중 공천설’을 두고도 기싸움을 벌였다.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이 전날 사퇴하고, 이 대표 심문 당일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 출마자도 “이재명 체제 유지”를 공언한 이들로 짜였다. 여기저기서 툭툭 불거지는 탈당·분당설은 민주당의 ‘심리적 내전’이 일촉즉발 상황에 차올라 있음을 엿보게 한다. 당 지도부나 친명계 일각에서 ‘살생부’니, ‘색출’이니 운운하는 것은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부적절한 행동이다. ‘반이재명’을 외치며 이 대표 거취 문제에 집착해 온 비명계도 내부 권력투쟁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흔들리는 민주당은 국민 목소리·눈높이를 주목하며 냉정해져야 한다.
이 대표는 “검찰독재에 맞서겠다”는 공언대로, 영장심사에 당당하게 임하기 바란다. 그 결과를 받아 들고 당의 새 출발을 이끌 가장 큰 몫도 이 대표가 쥐고 있다. 부당하다고 여권·검찰과 싸웠지만, 당이 오래도록 방탄 프레임을 쓰고 그 스스로도 체포동의안 부결 호소로 ‘특권 포기’ 약속을 어긴 과오는 결코 가볍지 않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이 역사적 위기를 헤쳐나왔던 것처럼, 이 대표도 야권 지도자로서 선당후사의 큰길을 가야 한다. 정치 혁신과 공천 개혁의 방향성은 분명히 하되 공직 출마자는 당원·국민의 공정한 선택을 받게 하고, 당은 힘을 모아 윤석열 정부 실정을 견제하는 제1야당의 역할에 한 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그 길로 가려면 심문을 마친 이 대표의 첫 메시지가 통합·쇄신이어야 하고, 그래야만 민심 속에 민주당을 다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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