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교육비 환수해도 '의대' 가는 영재학교 학생들…대책은?

문별님 작가 2023. 9. 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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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우리나라엔 과학계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전액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영재학교가 8곳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한 뒤, 의대로 진학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됐는데요.


영재교육을 취지에 맞게 보완하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지,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의 유병훈 학회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유병훈 학회장 /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 

반갑습니다.


서현아 앵커 

먼저 이 영재학교가 어떤 취지로 설립된 학교인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유병훈 학회장 /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 

2002년 영재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서 영재교육진흥을 위한 종합계획이 이때 수립되었습니다.


이때 영재교육의 체계를 초,중,고 단계로 나누면서 초중학교는 영재교육원과 영재학급 고등학교는 특목고와 영재학교로 영재교육기관의 역할을 나누면서 영재학교의 설립이 시작되었습니다.


영재학교의 설립 취지는 90년대 말까지 과학고, 외국어고, 예술고 등 다양한 형태로 설립된 많은 특목고들이 역할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특정 분야 소수 영재의 창의성 개발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영재학교는 타 학교들과는 달리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해 설립된 학교입니다.


과학 분야 영재학교로는 2003년 부산과학고등학교, 현재 부산과학고등학교 아닙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한 것이 최초입니다.


그 후 서울, 경기, 대구, 대전 등 지역에 설립되어 있던 과학고등학교들을 순차적으로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였고 세종과 인천 2곳에서 과학예술영재학교를 설립하여 현재 총 8개의 영재학교가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국가적인 차원에서 목적을 갖고 설립한 조금은 특별한 학교인데 그런데 이 학교 졸업생들이 의대로 진학하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가 됐습니다.


실제로 의약학계열 진학률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유병훈 학회장 /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 

최근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20, 21, 22학년도 의약학 계열 지원자 수는 점점 늘고 있고 합격자 수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8개 영재학교 모집 정원이 약 790명 정도인데 2022학년도 기준으로 의약학계열 지원자는 정원의 21%, 합격자는 11%에 이르고 있습니다.


의약학계열 진학을 원하는 학생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운영되는 영재학교가 의약학계열 진학의 수단으로 변질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이탈하고 있는 배경은 의사, 약사가 과학자보다 더 선호하는 직업이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봐야겠습니다.


직업의 안정성, 연봉, 과학자 정년 등의 면에서 과학자가 의사에 비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개인의 호기심과 만족도는 고려하지 않게 된 것이지요.


여기에다가 대학들의 입시 정책, 그리고 학생, 학부모가 영재학교를 의약학계열 진학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었음에도, 영재학교에서는 적극적으로 진학을 제한하는 조치를 최근까지 취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인원은 2022학년도까지의 자료인데, 적극적인 제한 조치 이전에 입학한 학생들입니다.


서현아 앵커

학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 지난해부터는 의약학계열로 진학을 하면 장학금과 교육비를 환수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효과가 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아직은 많은데, 좀 근본적인 대책이 있을까요?


유병훈 학회장 /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

사실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영재학교에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을 학부모나 기업 등 수익자가 모두 부담하는 것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환수가 공개된 두 학교 중 한 곳은 1인 평균 700만 원, 다른 곳은 1인 평균 400만 원 정도입니다.


의대나 약대를 졸업한 후 기초의학, 약학 연구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억울한 불이익이 되기도 하겠지만, 어찌 되었든 의약학계열을 원하는 학부모 입장에서 환수 금액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로는 대책이 될 수 없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8개 영재학교 가운데 3년 동안 의약학계열 진학자가 한 명도 없는 학교가 있습니다.


이 학교가 한국과학영재학교인데요, 이 학교의 사례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학교는 나머지 7개 학교와는 달리 오래전부터 의약학계열 진학을 제한하는 정책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고요.


올해도 입시요강을 보면 의약학계열에 지원한 경우 징계 및 졸업 유예 조치를 예고하고 이러한 조치에 대해 원서 접수 단계에서 동의서, 입학 단계에서 서약서를 받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학생들의 관심이 다른 데로 갈 수 없도록 만드는 한국과학영재학교만의 특별한 교육과정 또 박사급 교사, 교수진 등의 강점이 있을 것입니다.


다른 7개 영재학교들도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고 또 2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의약학계열 진학 제한 조치를 공동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탈자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보다 적극적인 제도를 펼치고 있는 한국과학영재학교의 사례도 기억을 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나라 영재교육 특히 과학 분야 영재교육에 있어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요?


유병훈 학회장 /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 

고도의 영재부터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오늘은 영재교육 시스템 강화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교육의 성과를 과정이나 질은 경시하고 수치 위주로 판단하는 자세를 먼저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영재교육은 초,중은 과학영재교육원, 고등학교는 과학고와 영재학교 그리고 카이스트를 비롯한 여러 이공계 대학들이 고등교육 단계에서 마무리하는 순서입니다.


겉보기에 영재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각 단계에서 내실과 단계들 사이에 연계가 부족합니다.


특히 초,중 단계의 영재교육과 고등학교 단계의 영재교육은 연계가 많이 부족합니다.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에는 과학기술부 승인 27개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들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5, 6학년부터 입학하여 4년 동안 지도하고 마지막 학년에서는 논문 지도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4년 동안 아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보람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초,중 단계에 내실 있는 영재교육을 위해 노력하고도 있는 상황인데 고등학교 단계와는 연계가 아무것도 없는 상황입니다.


4년 동안 학생의 성장을 지켜본 지도교수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한 27개 과학고, 영재학교에 추천서조차 쓸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각 단계의 영재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정책을 통해 시스템을 강화해야 된다고 봅니다.


서현아 앵커 

유기적인 연계가 중요하다, 이 밖에 또 영재교육을 뒷받침할 정책은 어떤 것들이 필요하겠습니까?


유병훈 학회장 /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 

사실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부족한 예산을 보충하는 정책인데요.


오늘은 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983년 경기과학고가 처음 설립된 후 99년 제주과학고가 설립되어 과학고 영재교육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그러나 2003년부터 영재학교를 신설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기존의 과학고 중에서 6개는 영재학교로 전환되었지만 해당 지역에는 다시 과학고가 신설되었습니다.


또한 앞으로 영재학교가 없는 지역에 또 새로이 영재학교들이 신설될 것입니다.


기존의 과학고들은 그만큼 약화될 수밖에 없죠.


현재 영재교육과 관련해서는 AI영재에 대한 말들도 많이 있습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영재교육은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에서 20년 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AI영재 관련 영재교육원들을 새로 설립한다고 합니다.


줄어드는 것은 학생 수이고 늘어나는 것은 교육기관이면 어느 쪽인가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기관을 신설하여 발전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 방향일 수 있지만 앞에 예에서와 같이 기존에 갖추어진 시스템이 있다면 이를 보완하고 강화하는 정책을 통해 적은 예산으로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새로운 정책을 위반할 때 형식적인 의견 수렴 외에 진지한 대화를 통해 정책을 완성해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서현아 앵커

영재교육의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세심한 후속 대책과 지원이 이뤄져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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