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고속열차 ‘신칸센’이 승객 대신 신선식품 싣고 달린다…왜?

최진주 2023. 9. 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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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현재 도쿄와 니가타 사이를 운행하는 신칸센 열차의 승객 1명당 편도 요금은 1만560엔(약 9만4,890원)이다.

JR동일본이 굳이 운임이 비싼 고속열차로 화물을 실어 나르기로 한 것은 왜일까.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30년엔 일본 전역에서 약 35%의 화물을 운송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문제는 신칸센이 촘촘하게 편성돼 있어 화물 전용 차량을 추가 투입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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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운전사 노동시간 상한 내년 도입
물류 대란 대비 '당일배송' 신사업 진출
지난달 31일 오전 일본 니가타에서 도쿄로 800 상자의 화물을 운송한 조에쓰 신칸센 임시열차에 실린 화물. JR동일본 제공

#. 지난달 31일 일본 니가타역 차량센터를 출발한 조에쓰 신칸센 임시열차가 2시간 반 후 도쿄역 차량센터에 도착했다. 여객용 열차였지만 승객들이 타는 대신 화물 상자 800개가 실려 있었다. 신칸센 덕에 초고속 배송된 신선식품은 당일 도쿄의 슈퍼마켓에 진열됐다. 내년부터 ‘화물 신칸센’ 서비스를 도입하고자 준비 중인 철도회사 JR동일본이 올해 두 번째로 실시한 실험이었다.

25일 현재 도쿄와 니가타 사이를 운행하는 신칸센 열차의 승객 1명당 편도 요금은 1만560엔(약 9만4,890원)이다. JR동일본이 굳이 운임이 비싼 고속열차로 화물을 실어 나르기로 한 것은 왜일까. 내년 4월부터 일본 물류 업계에 닥칠 ‘2024년 문제’와 직결돼 있다.


과로사 잇따르자 초과근무 상한 강제... 물류는 내년

일본에선 노동자 쥐어짜기를 당연시했다. 2015년 광고회사 ‘덴쓰’ 신입사원이 업무에 치여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과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서야 노동환경 개선에 나섰다. 2018년 기업이 노동자의 초과근무 시간 상한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하도록 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법'을 입법했다. 대기업엔 2019년, 중소기업엔 2020년 적용됐으나 운전 기사·건설 노동자·의사 등 세 직종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적용을 유예했다.

화물차 운전기사는 현재 초과 근무 시간에 제한이 없지만 내년 4월부터는 연간 최대 960시간의 상한이 적용된다.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수송 능력이 떨어져 ‘물류 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운송 노동자들의 처우가 열악해 노동자 추가 고용도 쉽지 않다.

이것이 일본이 걱정하는 '2024년 문제'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30년엔 일본 전역에서 약 35%의 화물을 운송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일본 니가타시에서 도쿄까지 운행하는 조에쓰 신칸센 열차. 위키피디아

화물 신칸센, '물류에 혁신' 기대

그 대안으로 국토교통성은 지난해 3월 ‘화물 신칸센’ 운행을 제시했다. 화물 신칸센 1편은 화물을 최대 650톤을 실을 수 있다. 문제는 신칸센이 촘촘하게 편성돼 있어 화물 전용 차량을 추가 투입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JR동일본은 여객용 차량을 이용해 화물을 수송하는 실험에 나섰다. 올해 6월 첫 실험에서는 승객도 태우고 화물도 실었고 8월, 9월에는 차량 전체를 화물로 채웠다. 내년 중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으로, 수도권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 등 당일배송 용 화물에 특화해 운영할 방침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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