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인간 띠` 만들어 강 건너는 이주민들, `미국 땅`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던 미국행 중남미 이민자들이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5월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하면서 이민자 추방 정책도 폐기하자 미국 남부 국경으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가장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 텍사스주의 국경도시 엘패소입니다. 엘패소에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이주민들이 하루 2000명 이상 몰려오고 있습니다. 6주 전까지만 해도 엘패소로 넘어오는 이주민이 하루에 350∼400명 정도였지요.
그러나 최근 며칠 사이에는 하루 2000명 이상으로 폭증했습니다. 엘패소로 건너오는 이주민 가운데 약 3분의 2가 독신 남성이라고 합니다. 가족 단위는 약 3분의 1이고,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어린이는 2%에 달합니다.
엘패소시가 최근 열흘 동안 국경순찰대와 협력해 쉼터를 제공한 이주민은 6500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 정도 쉼터로는 감당이 안됩니다. 상당수 이주민들이 노숙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는 새로운 이주민 쉼터를 열 계획입니다. 이주민들이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할 교통수단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오스카 리서 엘패소 시장은 "물밀듯 들어오는 이민자들로 한계점에 다다랐다"면서 "시의 노숙자 쉼터에 이주민들을 임시로 수용하고는 있지만 수용 인원이 400명에 그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불똥은 미국 뉴욕시로도 튀었습니다. 뉴욕시는 이주민들의 합법·불법 여부에 상관없이 이주민들이 요청할 경우 시가 보호시설을 제공해야 하는 법 조항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주민들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이주민 10만명이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이에 시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지난주 일부 뉴욕 시민들이 이주민들을 더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밤중 시위에 나섰고, 현장에서 10명이 체포됐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한동안 감소하던 미국 유입 이주민이 최근 급격히 증가해 내년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악재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리서 시장도 "전반적인 미국의 이민 시스템이 망가졌다"며 같은 민주당인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실패한 이민 시스템을 가졌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에선 지난 5월 '불법 이민자 즉시 추방 정책'(42호 정책)이 폐지됐지요, 그 뒤 중남미로부터의 난민 신청 및 불법 이민이 급증 추세입니다. 멕시코 난민지원위원회(COMAR·코마르)와 미국 국경순찰대에서 공개한 자료를 종합하면 8월 한 달 멕시코 난민 신청자 수는 1만189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증가했습니다.1∼8월까지 확장하면 9만9881명이 난민 신청을 했습니다. 이는 작년 1년간 전체 신청자 수(11만8570명)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난민 신청자는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멕시코를 종단해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미 국경순찰대 예비 자료에 따르면 불법 이민자 적발 숫자는 '42호 정책' 종료 직후인 6월 9만9500여명이었지만 7월에는 13만2000여명, 8월에는 17만7000여명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하루에만 9000명 가까이가 리오그란데강을 넘어왔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3세 소년을 포함한 2명이 익사한 채 발견되는 등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내년 대선에서 이민 문제는 또다시 논란거리가 될 전망입니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강경 대응을 천명했습니다. 재임 시절 이민을 막기 위해 장막까지 설치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바이든 행정부의 모든 국경 개방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 수천 명을 불러들여 국경 차단에 투입하는 등 이전 보다 더 강력한 이민 억제 정책을 펼친다는 방침입니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에 악어 6마리가 나란히 찍힌 사진을 올려놓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불법 이민자들을 악어에게 '먹이'로 내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표현을 담은 게시물이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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