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욱의 법으로 보는 중국 <89>] 그림자 금융, 중국 경제의 숨은 저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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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 대한 위기론이 팽배하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서 비롯된 중국 경제의 위기는 내수시장의 위축을 가져왔고, 청년 실업률의 증가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중국 경제 위기론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위기에 빠짐없이 지목되는 숨은 저격수가 바로 그림자 금융이다.
그림자 금융은 그 특유의 복잡성, 은밀성과 전파력으로 중국 경제를 음지에서 소리 없이 옥죄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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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 대한 위기론이 팽배하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서 비롯된 중국 경제의 위기는 내수시장의 위축을 가져왔고, 청년 실업률의 증가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중국 경제 위기론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위기에 빠짐없이 지목되는 숨은 저격수가 바로 그림자 금융이다. 그림자 금융은 제도권 밖에 있는 금융기관을 통한 금융 서비스 또는 금융기관이 허가받지 않은 금융 서비스를 탈법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 국무원은 일찍이 2013년에 그림자 은행의 관리·감독 강화와 관련한 문제에 관한 통지(關於加強影子銀行監管有關問題的通知)를 반포하면서 그림자 금융에 관한 규제를 강화했다. 위 규정에 따르면, 그림자 금융은 세 가지의 유형이 있다. 첫째는 라이선스가 없는 금융기구이다.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신용대출 업체, 새로운 업태의 인터넷 금융회사, 제도권 밖의 재테크 업체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는 금융 관련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아도 관리·감독이 일정 부분은 이루어지나 부족한 경우다. 융자 담보 회사, 소액 대출 회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는 금융 관련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지만 허가 범위 외의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이다. 화폐시장 펀드, 자산 증권화, 일부 재테크 업무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림자 금융은 그 특유의 복잡성, 은밀성과 전파력으로 중국 경제를 음지에서 소리 없이 옥죄어 왔다.
또 한 가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음성 채무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토지 사용권의 판매 외에도 지방정부융자플랫폼(地方政府融資平臺·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보이지 않는 음성 채무들도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압박하여 지방정부의 상환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키운다. 최근 중국 공상은행과 건설 은행 같은 대형 국유 은행이 지방정부 융자 플랫폼에 기존의 대출만기인 10년을 훨씬 초과하는 만기 25년의 대출을 실시했다는 기사도 있다. 지방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앙정부가 나서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보인다.
본체보다는 그림자가 더 영향력이 막대하고, 코로나19가 음성이면 희소식이나 경제에서는 보이지 않는 음성 채무가 더 무섭다. 현재의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 신화사를 필두로 중국 언론은 지금까지의 중국 경제의 발전상을 ‘파도형 발전(波浪式發展[bōlàngshìfāzhǎn])이다’ ‘구불구불한 전진(曲折式前進[qūzhéshìqiánjìn])의 과정이었다’라고 표현한다. 배가 침몰할 것 같이 파도가 치는데 그것을 발전의 모습이라고 하고, 길이 구불구불하여 끝이 보이지를 않는데 전진이라고 한다. 이런 표현을 두고 중국 국외의 어떤 시선은 ‘거봐라 최소한 파도가 치고 길이 구불구불하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지 않냐’며 중국 위기론을 부추긴다. 절반이 찬 컵의 물을 보고 ‘반밖에 안 남았다’ 또는 ‘반이나 남았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관점의 차이다. 세계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무게에 비추어 보면 실제로 중국이라는 컵의 물이 다 마를 것을 기대하는 나라가 있을까 싶다. 다만 분명한 것은 중국 문제가 우리에게는 점점 더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고 우리가 중국과 주고받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훨씬 더 커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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