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서 LFP 배터리 급부상…K-배터리도 포트폴리오 다변화

김종성 2023. 9. 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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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경쟁력·안전성↑…레이 EV·토레스 EVX 등 中 LFP 배터리 탑재 전기차 연이어 출시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그동안 프리미엄 차량 위주로 출시되던 전기차가 중저가형 차량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가운데 비교적 값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도 LFP 배터리 개발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비야디(BYD)가 생산한 73.4킬로와트시(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 KG모빌리티의 전기 SUV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저가형 전기차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20일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 '토레스 EVX'를 출시했는데, 이 차량에는 중국 비야디(BYD)의 73.4킬로와트시(kWh) 용량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다. 토레스 EVX는 1회 충전으로 최대 433킬로미터(km)를 주행할 수 있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가 '가성비'를 차별화로 앞세워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설명한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최근 '미래 발전 전략 기자 간담회'에서 "토레스 EVX에 탑재된 LFP 배터리는 화재 안전성,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에겐 최적의 선택지였다"고 말했다.

LFP 배터리는 니켈 기반 배터리에 비해 생산비용이 30%가량 저렴하고, 높은 안정성과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 전기차의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를 차지하는 만큼, LFP 배터리를 탑재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에너지밀도가 NCM 배터리의 60% 수준에 불과하고, 저온에서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감소한다는 단점이 있어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LFP 배터리의 약점으로 꼽히던 낮은 에너지 밀도를 극복해 배터리 용량을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 보급형 차량이 확산하면서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차량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기아가 출시한 경차 '레이'의 전기차 모델 '레이 EV'도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이 생산한 35.2kWh 용량의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판매하는 전기차에서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기아는 중국에서 LFP 배터리를 탑재한 현지 전략형 전기 SUV 'EV5'를 출시한 바 있다. 특히 EV5는 현재 판매가격이 2000만원 후반대로 책정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현대차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 '캐스퍼 일렉트릭'에도 LFP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이 생산한 35.2kWh 용량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레이 EV'. [사진=기아]

테슬라는 2021년 말 투자설명회에서 주력 차종인 모델3, 모델Y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이들 차종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최근 LFP 배터리를 탑재한 5000만원대 '모델 Y'를 출시했고, 오는 10월 출시하는 모델3 부분변경 모델에도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차세대 전기차 모델인 EQA, EQB 등에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BMW도 유럽 판매용 차량에 LFP 배터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지며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기존 NCM 프리미엄 배터리 위주에서 LFP 등 중저가형 배터리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 공장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라인 일부를 LFP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하고, 2025년부터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처음으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인 SK온은 오는 2025년쯤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SDI도 울산에 LFP 배터리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 중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LFP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에서 기존 전망 대비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요한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것은 틀림없다"며 "다만 전기차 배터리로 확대 적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밀도나 출력 등 일부 성능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생산 계획 등은 검토하고 있는데, 리소스를 확대·투입해 가면서 LFP 제품 개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와 별도로 중국 LFP 대비 에너지 밀도와 성능을 차별화하기 위해서 아직은 갈 길이 남은 상황이지만, 보다 진보된 LFP 계열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은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전동화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내연기관차와 동일하게 프리미엄, 볼륨, 엔트리 등 세그먼트별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출시 중"이라며 "자동차용 전지도 세그먼트별로 다양한 플랫폼 대응을 통해 세분화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더 많은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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