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어스온 40년 결실 … 中서 원유 생산 성공
민간 석유 개발 역사 첫 사례
탄소 저감 공법으로 원유 뽑고
향후 탄소 저장 기술에도 활용
SK어스온이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유전 탐사와 개발, 원유 생산에 성공했다.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에 원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원유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뿐만 아니라 향후 대규모 탄소 저장소를 찾는 데도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SK어스온은 2015년부터 개발해온 남중국해 해상 광구에서 이달부터 원유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SK어스온이 운영권을 확보한 광구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첫 사례다.
SK어스온은 SK이노베이션의 자원 개발 자회사다. 1983년 인도네시아 광구 지분 투자에 참여하며 국내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 자원 개발에 뛰어든 후 40년 만에 결실을 거뒀다. 이번 원유 생산은 국내 민간 기업이 원유 탐사부터 개발, 생산까지 성공해낸 첫 사례이기도 하다.
SK어스온이 원유를 생산하는 곳은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위치한 17/03 광구 안의 'LF12-3' 유전이다. 홍콩 인근에 위치한 선전시에서 약 300㎞ 떨어진 곳에 있으며 크기는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한다. SK어스온 관계자는 "이 광구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하루 최대 2만9500배럴에 달한다"며 "이는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의 1%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SK어스온은 2015년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집단유한공사(CNOOC)와 계약을 하고 남중국해 광구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지질 조사와 물리 탐사 등 과정을 밟은 뒤 2018년 탐사정 시추 때 원유를 발견했다. 이후 5년여간 유전 평가와 생산시설 건설을 거쳐 이달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커진 에너지 안보 면에서도 이번 SK어스온의 원유 생산은 의미가 있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절대적인 생산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공급망이 흔들려도 자체 조달 가능한 유전이 있다는 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SK어스온은 이번 원유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왔다. 설계 때부터 발전기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의 폐열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적용했다. 기존 선박보다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 선박을 도입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를 원유 생산 때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저 유전 탐사와 개발 성공은 향후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시장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포집될 막대한 양의 탄소는 활용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엄청난 규모의 저장소 확보가 필요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유전이나 LNG 가스전을 찾는 기술과 탄소포집·저장(CCS)에 필요한 저장소를 찾는 방법은 원천이 비슷하다"며 "해외 CCS 개발 때 이번 경험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원유 생산은 정부 에너지 융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17/03 광구에서 원유 생산이 시작되면 SK어스온은 정부에서 받은 융자 원금과 이자를 상환한다. 원리금 상환이 끝나고 나서도 특별부담금 형태로 이익금 일부를 정부와 공유한다.
SK어스온은 이번 17/03 광구를 포함해 총 8개국에서 10개 광구와 4개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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