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활성화... 관건은 민항기 전용 활주로 확보"

한덕동 2023. 9. 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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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내년 활주로 신설 용역 발주
3200m 이상, 장거리 노선 가능케 
항공기 다수 동시 이착륙도 추진
김영환, 활주로 당위성 직접 설파
산업 논리로 충청권 공감대 얻고
중앙 향해 "활주로 신설 약속부터"
승객들로 발디딜 틈없이 붐비고 있는 청주국제공항 청사. 청주공항은 해마다 항공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민항기 전용 활주로 확보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충북도 제공

충북도가 청주국제공항의 민항기 전용 활주로 확보를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다. 공군과 활주로를 겸용하는 상태로는 중부권 거점공항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충북도는 청주공항 민항기 활주로 신설을 골자로 하는 연구 용역을 내년에 발주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 용역을 통해 민간 전용 활주로를 가져야하는 당위성과 구체적인 확보 방안을 강구할 참이다. 도 관계자는 “청주공항은 매년 항공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온전한 활주로 하나 갖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공항으로 제 기능을 하려면 민간 전용 활주로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청주공항에는 활주로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군용기 전용이고 나머지 하나는 군용기와 민항기가 함께 쓰는 중이다.

도는 민항기 활주로를 가능한 한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안정적으로 띄울 수 있는 규모(3,200m 이상)로 마련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기존 활주로(2,744m)를 연장하든, 새로 활주로를 건설하든 민간 전용은 대형 항공기 취항이 가능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현재 220m에 불과한 활주로 간격을 760m 이상 띄워 항공기 여러 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국토교통부 7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6~2030년)에 반영,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주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도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민·관·정이 함께 하는 활주로 신설 준비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내년 총선 공약에 활주로 신설 사업이 반영되도록 여야 정치권을 대상으로 밀물 작업도 벌일 참이다.

청주공항 민간 활주로 확보 사업은 김영환 지사가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지사는 민항기 활주로 확보 당위성을 설파하는 일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그는 지난 13일 충청권행정협의회에서 산업적 측면에서 민간 전용 활주로가 필요한 이유를 역설,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충청권에 집중된 첨단산업 항공 물류를 원활하기 처리하기 위해 민항기 활주로가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에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이 공감과 연대를 표한 것이다. 김 지사는 “청주공항에 첨단산업 화물기를 띄우면 화물항공 물류의 99%를 소화하는 인천공항의 부담을 덜고, 나아가 물류 분산을 통해 산업 발전과 수출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민항기 활주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김 지사는 최첨단전투기 F-35 스텔스기 추가 배치와 관련, 중앙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부가 F-35 20대를 청주 기지(청주공항)에 배치키로 하자 지역에선 민·군 겸용인 청주공항에 전투기가 더 들어오면 민항기 운항이 크게 위축되리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

이에 김 지사는 “더 이상 충북도민의 희생만 요구할 수는 없다”고 지역 여론을 전하면서, 청주공항 민항기 전용 활주로 신설을 요구하고 나서 이목을 끌었다. 국토교통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지역 여론을 의식해 다양한 보상 카드를 고심 중이라는 말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18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도내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함께 청주공항 슬롯 확대 경위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폭증하는 항공 수요에 대비하고 국제 공항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민항기 전용 활주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북도 제공

청주공항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7년 이용객이 257만명에서 2019년엔 301만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이후인 지난해엔 역대 최다인 317만명을 기록했다. 올해도 8월까지 230만명이 이용, 올해 또 다시 최다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국제선도 상당수 회복돼 현재 5개국 8개 국제 정기노선이 운항되고 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동계기간(10월 29일부터)에는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평일 6~7회(시간당)에서 7~8회로, 주말은 7회에서 8회로 확대된다. 이로써 주당 168회, 연간 8,760회 항공편을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김영환 지사는 “개항 26년차를 맞는 청주국제공항이 아직까지 전용 활주로 하나 못 갖추고 있는 것은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중부권 거점 국제공항에 걸맞는 전용 활주로 확보를 위해 도정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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