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과학기술원 증설로 지방소멸 막아야
서울 학원가에서 수학 일타 강사의 평가를 받다가 고향 강원도로 내려와 있으면서 귀향의 기대감보다 인구 소멸의 길로 들어선 강원 지역의 냉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는 느낌이다.
최근 모교에서 진행한 입시 특강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전국에서 이름을 날리던 필자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는 재학생과 학부모 숫자가 20명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이 많다는 소식이 남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강원도의 현실은 더욱 가혹해 보인다. 전교생이 14명으로 줄어든 모교도 여느 학교들처럼 폐교의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단순히 모교가 사라지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의 기반이 빠르게 붕괴되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지역 소멸 문제를 조금이라도 완화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방안 중 하나는 교육적 환경 개선에 있다고 생각된다. 저출산의 거대한 흐름에 맞서려거나 단순한 지역 개발 이벤트로는 지역 소멸의 저주를 근본적으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미래 성장 핵심 인력을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학기술이 미래인 시대 흐름에 맞춰 과학·산업기술 발전의 근간이 되는 과학기술원을 설립해 각 지역의 고급 인력 양성과 산업 발전의 모태로 삼는 것이다. 현재 강원도에는 고등교육기관이 전무한 상태다. 대전의 경우 기업·국책연구기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으로 이뤄진 과학단지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과학기술 메카로 자리 잡았다. 조선해양, 자동차 산업단지가 있는 울산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과학기술 혁신과 지역 발전을 주도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도 지역 과학기술 인력 양성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강원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도 과학기술 산업 역량을 향상시킬 강원과학기술원(가칭) 등을 설립하는 게 필요하다. 과학기술원 유치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멘텀으로서 지역과 국가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신산업 생태계 조성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평식 한국미래인재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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