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무회의 옆자리에 한 총리…총리 해임 불수용 확인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국무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한 총리에 대한 국회 해임건의 불수용 방침을 공식 석상에서 재확인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에서 총리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지 사흘만이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 주재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한 총리는 평상시와 같이 윤 대통령 오른쪽 자리에 앉아 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4박6일 미국 뉴욕 방문과 주말을 보내고 국정에 본격 복귀한 첫 날, 한 총리와 함께 국무회의에 나서면서 사실상의 재신임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 총리는 회의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지난 23일 이뤄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 내용을 보고하고 참석자들과 토론했다. 한 총리는 시 주석과 한·중·일 정상회의, 양국 교역·문화·인적교류 확대, ‘셔틀외교’ 문제와 경제부처 간 교류 등에 대해 대화했다고 보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한 총리 대화 중 셔틀외교 수준에 대해 “한·일 정상 간의 셔틀외교와 같은 의미는 아니고 한·중 공직자 간에 장관급과 실무자급에서 교류를 확대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중 한 총리 해임건의와 관련해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면서 한 총리와 따로 상당 기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한 총리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이후 공식 반응은 자제해왔다. 다만 한 총리가 변동없이 총리 업무를 수행하는 점을 들어 간접적으로 해임건의 불수용 방침을 확인해 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한 총리 해임건의 처리 방향을 묻는 질문에 “한 총리가 시 주석을 만나서 우리 국익을 위해 외교 활동을 열심히 벌이셨다”면서 “그 모습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충분히 답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총리 해임건의 불수용에는 이를 민주당의 정치공세로 바라보는 시각이 깔려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박진 외교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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