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해 보이는 걸’ 당연하게 해내는 것···한화의 지금과 다음 숙제

지난 23일 프로야구 잠실 한화-LG전. 9회초 한화 선두타자로 나온 이진영이 우중간을 시원하게 가르는 장타를 쳤다. 경기를 지켜본 대부분이 무사 2루 상황을 짐작할 만한 순간에 이진영이 2루를 돌아 3루로 내달렸다. 타이밍은 박빙. 그러나 아웃이었다. 2루타를 치고도 ‘주루사’로 아웃카운트 1개만 늘린 이진영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자책했다고 전해졌다.
타구의 깊이로는 3루를 노릴 만도 했다. 그러나 2점차 리드 당하는 팀의 9회 마지막 공격이었다. 100% 확률이 아니라면 무조건 2루에 멈추는 게 ‘기본’이었다. 이진영 또한 이를 모를 리 없었지만, 3루 스탠드에서 쏟아지는 오렌지색 함성 속에 2루를 지나면서 이성적 판단을 놓쳤을 것이라는 게 한화 관계자의 ‘해설’이있다.
이진영이 2루에 있든 3루에 있든, LG의 수비 방향이 바뀌는 이닝이 아니었다. 2점차 리드에서 주자 한명이 출루하면, 수비 팀은 출루시 동점주자가 될 수 있는 타자와 승부에 집중한다.
한화는 올시즌도 날개를 펴고 높이 날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 국내파 선발 문동주의 성장에 설레고, 불펜진의 양적·질적 변화에도 뿌듯한 시간을 보냈다. 타선 전체를 보면 지나친 중심타선 집중화 경향이 큰 숙제지만, 노시환이라는 리그 ‘히트상품’이자 타선의 기둥이 생겼다.
그러나 마운드 싸움과 방망이 싸움만으로 순위가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위권 이상의 촘촘한 싸움은 박빙의 경기를 잡아 오는 ‘디테일’에서 갈린다. 더구나 지난 23일 경기는 고우석·정우영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LG 불펜에도 허점이 있던 경기였다. 스코어보드에 나타나는 경기 흐름을 읽고, 상대 진영 움직임까지 어느 정도 시야에 두고 경기를 펼치는 선수가 늘어나야 ‘진짜’ 야구 잘하는 강팀이 될 수 있다.
이런 아쉬운 장면은 1,2위 팀에서도 가끔 나온다, 그러나 한화는 이 같은 장면이 훨씬 더 잦다.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는 3-0으로 앞서던 7회초 2사 1·2루에서 문현빈의 중전 적시타에 2루주자 채은성이 득점하기 직전, 1루주자 김태연이 2루를 돌아 3루까지 뛰다가 중견수 송구에 태그아웃되면서 추가 득점이 무산됐다. 채은성이 홈을 밟는 시점보다 김태연이 태그당하는 시점이 빨랐기 때문이었다. 김태연은 LG 중견수가 습관적으로 홈 송구를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3루를 노린 것으로 보였다. 한화는 이 경기에서 3-4로 역전당한 끝에 5-4로 다시 뒤집으며 극적으로 1승을 챙겼다. 그러나 7회 추가점으로 4-0까지 앞서며 무난히 이길 경기를 ‘극화’시키면서 심신의 에너지를 소모했다.
‘당연해 보이는 것’을 당연한 듯 해내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야구에서는 스코어별, 아웃카운트별, 주자 상황별, 당연히 해야할 ‘기본’이 반드시 있다.
또 올해 한화처럼 타선 득점력이 떨어지는 시즌이라면 희생번트의 가치는 더욱더 중요해진다. 그러나 한화는 희생번트 타이밍에서도 유연하게 작전 수행을 해내는 타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더구나 ‘옛날 야구’와 달리 요즘 야구는 배터리가 쉽게 번트 댈 수 있는 공을 잘 주지 않는다. 때로는 희생번트 성공 뒤 적시타를 친 것 이상으로 더그아웃에서 큰 박수도 받는 이유인데 한화로서는 다시 들여다볼 대목이다.

한화는 최근 몇 시즌 리빌딩 과정에서는 개개인의 성장에 방점을 찍어두면서 상대적으로 비중을 덜 둔 분야이기도 하다. 이제는 승부를 할 시간. 한화가 지금과 다음 시즌을 보며 채워야할 숙제도 드러난다.
투수 파트에서는 어느 정도 빛을 본 시즌이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 야수 쪽의 변화가 결국에는 한화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시즌 뒤 마무리훈련부터 야구에서 나올 수 있는 수십 가지 ‘디테일’에 집중 투자를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왕사남’ 박지훈, 광고계도 접수했다
- ‘10억 성형설’ 백지영, 다시 성형외과 찾았다…“콧구멍 모양이 변해”
- [전문] 지드래곤 ‘음력설’ 인사…중국이 뿔났다
- [공식] 장항준, 성형·귀화할까…‘왕사남’ 900만 돌파
- ‘혼인 신고’ 티파니♥변요한, 웨딩 사진은 가짜 “간소한 결혼식 고려”
- 추자현, 주량 어느 정도길래…박보영 “안 마시려 꼼수, 우효광도 모른 척 해줘” (핑계고)
- ‘80세’ 김용건, 늦둥이 아들에 “손자와 헷갈려”
- 사후 17년 만에 또…故 마이클 잭슨, 아동 성학대 혐의 피소
- BTS 광화문 공연, 집단노숙 비상!
- 혼인신고 변요한♥티파니, 임신설은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