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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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일어났던 재난을 돌이켜 본다.
'기억하는 소설'(창비에듀, 2021)은 부제와 같이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쳐진 소설집이다.
여기에 수록된 8편의 소설 모두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 현실에서 영화처럼 벌어지는 재난을 서사의 모티프로 하고 있다.
'어느 날(feat. 돌멩이)'에서 '나'의 엄마가 "그래도 이 난리는 인간이 만든 거"(248)라고 한 일침은 지금 우리가 겪은 재난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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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 #278f8e;\">‘기억하는 소설’</span>

1. 안녕을 묻는 일
근래 일어났던 재난을 돌이켜 본다. 아침 출근길에 한강 다리가 끊어졌다. 도심 한가운데 우뚝 서 있던 대형 백화점도 무너져 내렸다. 지하철에서 불이 났다. 수학여행 떠난 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전복됐고 결국, 침몰하고 말았다. 심지어 축제를 즐기러 나와 서울 도심을 거닐던 시민들이 삽시간에 압사당하는 참사도 벌어졌다. 매년 반복되는 여름 장마에 주차장과 지하 차도가 침수되어 익사하고 산사태로 매몰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국민은 이 장면을 두 눈 뜨고 무력하게 지켜보았다. 재난은 도처에서 벌어졌고 이 모든 순간 국가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하여 지금은 ‘안녕’을 묻는 일이 예사롭지 않은 시대다.
2. 재난의 서사들
‘기억하는 소설’(창비에듀, 2021)은 부제와 같이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쳐진 소설집이다. 여기에 수록된 8편의 소설 모두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 현실에서 영화처럼 벌어지는 재난을 서사의 모티프로 하고 있다. 미국을 집어삼킨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후폭풍을 다룬 ‘재해지역투어버스’는 자연재해를 통해 겪게 되는 인간 사회의 참상을 묘파했다. 구제역이 발생해 수천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하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그린 ‘구덩이’는 인간 중심의 생활 문화가 뭇 생명의 희생 위에서 이뤄진 것임을 아프게 고발했다.
‘미카엘라’는 세월호 사건이 벌어진 직후 미카엘라와 엄마의 시선으로 세월호 유족의 아픔을 어루만지려 시도했다. ‘하나의 숨’은 특성화고등학교에서 3학년 때 취업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하나’의 상처와 이를 치유하려는 비정규직 교사의 분투를 그렸다. ‘방’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건과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슬’은 재난이 벌어졌을 때 개인이 싸워서 이겨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정했다. 우화적 상상력에 기반하여 재난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공동체와 국가를 꼬집었다.
3. 안녕을 묻기 위해서
재난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인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세계적 재난을 동시에 겪었다. 미증유의 재난을 겪으며 인류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극복에 온 힘을 모았다. 그 결과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인류는 조금씩 그리고 조심스럽게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는 중이다. ‘어느 날(feat. 돌멩이)’에서 ‘나’의 엄마가 “그래도 이 난리는 인간이 만든 거”(248)라고 한 일침은 지금 우리가 겪은 재난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기억하는 소설’에서 가장 뼈아픈 문장이고 다시 예사롭게 ‘안녕’을 묻기 위해서 꼭 기억해야 할 말이다.

이세주 서울 광성고 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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