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급등’ 인스타카트·ARM, 나란히 공모가 수준으로 떨어져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9. 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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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간)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가 나스닥 상장을 기념하는 벨을 울리고 있다. [사진 출처=로이터연합뉴스]
ARM·인스타카트 등 최근 미국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기업들 주가가 공모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와 함께, 상장 기업들의 가치가 고평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이하 현지시각) 나스닥에 상장된 ARM 홀딩스 주가는 주당 51.32달러에 거래를 마감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51.1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14일 이 기업이 상장하면서 책정된 공모가 51달러에 근접하는 수치다. ARM은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24% 가량 높은 63달러까지 치솟았다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19일 나스닥에 상장된 인스타카트 주가도 22일 주당 3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소폭 추가 하락해 공모가(30달러) 보다 낮은 29.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인스타카트는 아마존 물류 공급망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식료품 배송 스타트업이다.

월가에서는 두 새내기 상장사들의 주가가 여전히 고평가 돼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이크 풀러 BTIG 연구원은 지난 22일 인스타카트에 대한 보고서에서 ‘주가가 오르길 기대하려면 20달러 중반으로 주가가 하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공모가 대비 17% 낮은 수준이다. 풀러 연구원은 “(인스타카트의) 성장률은 완만하고 시장 경쟁은 치열하며 기업 가치는 고평가 돼 있다”며 ‘중립’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그에 앞서 인스타카트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니덤의 버니 맥터난 연구원도 ‘전반적인 온라인 식료품 매출이 예상보다 높지 않을 것이며 경쟁 강도도 강해질 것’이라고 밝지않은 전망을 내놨다.

ARM에 대해서도 적정 주가를 공모가 대비 낮은 수준으로 제시한 투자은행(IB)들의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2일 서스퀘하나의 크리스 롤랜드 연구원과 메흐디 호세이니 연구원은 ARM 적정 주가를 공모가 대비 6% 가량 낮은 48달러로 제시했다. 호세이니 연구원은 “ARM 매출이 2027년까지 매년 20%씩 성장하기 위해 제품가는 매년 3%, 출고량은 8%씩 성장해야 하며 신제품 매출은 현재 ‘0’ 수준에서 10억 달러 이상으로 높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RM이 신규 시스템 매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기존 고객들을 져버릴 수 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시장 경쟁 강도 역시 치열해지고 있으며, ARM의 반도체 라이선스 및 로열티 매출에서 중국이 20~2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비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2~3년전 상장한 기술주들 주가가 전반적으로 고평가 돼 상장 후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올리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하는 IB 보고서도 발표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20~2021년 상장한 기업들의 1년 후 평균 주가 상승률은 러셀3000 지수 상승률에 48%포인트나 못미쳤다. 주가이익비율(PER)이 15배가 넘게 상장된 기업 중 한 곳도 시장 수익률을 넘기지 못했으며 시장 평균보다는 무려 84%포인트 주가 수익률이 낮았다고도 분석했다.

9월 FOMC 이후 급등한 미국 장기채 금리로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도 갓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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