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해진 尹의 ‘북러 무기 거래 경고’에 北 “정치 문외한, 히스테리적 망발”

북한 조선중앙통신, 尹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정치 지식도 없는 괴뢰” 맹비난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 흐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유엔총회 연설을 두고 북한이 “히스테리적 망발”이라고 25일 맹비난을 쏟아부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정치 문외한, 외교 백치의 히스테리적 망발’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관해 “입에 게거품을 물고 우리(북한)와 러시아 관계를 악랄하게 헐뜯었다”며 “초보적인 정치 지식도 국제 관계 상식도 전혀 없는 괴뢰가 스스로 미국의 어용 나팔수, 확성기로 나서 무턱대고 악청을 돋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WMD(대량살상무기)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평화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실존적인 위협일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다른 주권 국가를 무력 침공해 전쟁을 일으키고, 무기와 군수품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정권으로부터 지원받는 현실은 자기모순적”이라고도 비판했다.

이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온 북한에서 무기를 공급받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미일 정상의 안보리 개혁론과 발맞춘 것으로도 풀이됐다.

북한과 정전 상태로 국경을 맞대고 대치 중인 안보 위기의 직접 당사자로서 북러 밀착에 경종을 울리고 국제 사회의 관심과 연대를 촉구한 차원으로 해석됐으며,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 등 우회적 표현으로 우려를 나타낸 것과 대폭 달라진 태도이기도 하다.

이에 통신은 “전통적인 북러 친선협조 관계를 저들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로 어망처망(어마어마하고 끔찍)한 나발을 불어대고 있다”면서 “이웃나라들끼리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일이며 문제가 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북러 간 최근의 밀착 행보가 ‘정상적인’ 외교의 일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윤 대통령을 ‘정치적 미숙아’, ‘외교 백치’, ‘무지무능한 집권자’라고 막말 비난한 뒤 “자주와 평화를 위한 지역 나라들 사이의 우호적인 협조를 건건이 ‘위협’으로 걸고 들며 미국의 돌격대가 돼, 국제적인 대결 구도 형성에 발광하고 있는 것”이라고 통신은 거칠게 비난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