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쉬면 어르신 하루 굶어… 연휴일수록 문 열어야” [차 한잔 나누며]
30년간 年 11만명에 점심 대접
“셋방 아닌 우리 공간 확보 목표
8년여 동안 5일도 못 쉬었지만
나누니 행복… 계속 봉사할 것”
365일 눈이 오든 비가 오든 문을 여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옆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 스물두 명이 앉을 수 있는 급식소 공간에서 하루에 점심을 먹는 인원은 270~300명에 이른다. 약 13번을 회전해야 한다. 단순 계산하면 1년에 10만9500명가량이 이곳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셈이다.
1993년 가을, 한 스님이 만든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는 정확히 문을 연 날짜와 시간을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같은 마음으로 노인들에게 정성이 가득 담긴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급식소를 열었던 스님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강소윤 총무는 현재 대표스님인 원경 스님, 고영배 사무국장과 2015년 4월부터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지난 8년 6개월간 온전히 쉰 날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여느 날처럼 점심을 조리하고 잠시 휴식 중인 그를 지난 22일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만났다.

주 5일제 근무제를 넘어 주 4일제 이야기까지 나올 만큼 ‘워라밸’을 강조하는 요즘, 어떻게 이런 생활이 가능할까. 강 총무는 “정해진 보수를 받는 근무가 아니라 봉사라 가능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곳은 전액 민간 후원으로 운영된다. 그도 처음에는 배고픈 사람이 줄길 바라는 마음에 기부금 후원만 했다. 그러다 9년 전 무료급식소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날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생각에 직접 나섰다. 연금 등을 꼬박꼬박 모은 돈을 300만원씩 2번이나 기부한 할아버지, 몸이 마비된 자식이 있어 꼭 구석에 앉아 몰래 밥을 싸가던 할머니, 태풍이 와도 기듯이 지하철 계단을 올라 급식소를 찾아오는 할머니가 떠올라 강 총무는 쉴 수가 없다.

고령인구가 앞으로 더 늘어나는 만큼 강 총무에게는 무료급식소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터전을 마련하는 게 숙제다. 강 총무는 “기초노령연금이 한 달에 30만원인데 하루 1만원으로 밥 먹고 친구들 만나고 손주 용돈까지 챙겨주기는 힘들다”며 “점점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노인들이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고 평했다. 그는 “그래서 세 들어있는 현재 공간이 아닌 ‘우리 공간’을 확보하고 싶다”며 “어르신들이 여름에는 더위로, 겨울에는 추위로 밖에서 힘들게 기다리시는 모습을 보면 대기 공간도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 총무는 한 번에 50∼70명은 수용할 수 있는 급식소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다른 곳에서 원각사 무료급식소를 사칭해 후원금을 받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지난 9년간 모인 후원자는 5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여전히 강 총무는 “정부 노인정책이 복지시설 위주로 집행되고 여기는 민간 후원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는 복지 사각지대 같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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