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던져진 북부특별자치도…경기도, ‘비전 선포식’ 열고 행정절차 돌입 [밀착취재]

오상도 2023. 9. 2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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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북부특별자치도 출범 ‘로드맵’ 본격 시동
25일 의정부청사에서 비전 발표, 주민투표 건의
북부 현실 담은 연극 상연…주민 직접 마이크 잡아
김동연 “새로운 성장 엔진 될 목표…여야 따로 없어”
경기도가 2026년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을 위한 첫 행정절차인 주민투표를 행정안전부에 공식 건의하고 일정에 돌입한다. 한강을 기준으로 도를 남북으로 분리하는 분도론은 1987년 대선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이후 진척이 없었다. 현역 도지사가 분도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주민투표 전 단계인 법안 발의는 국회에서 완료된 상태다.
경기도 수원 광교 청사.
◆ ‘분도론’ 1987년 대선 첫 등장…김동연 핵심 공약 추진 첫 도지사

24일 도에 따르면 김동연 지사는 25일 오전 10시30분 의정부 북부청사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고 이런 계획을 발표한다. 경기 북부의 특색에 맞는 발전계획 등을 설명하고, 도지사의 ‘주민투표 실시 요구’부터 도 선관위의 ‘주민투표 결과 공표’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되는 행정절차 착수를 선언한다.

이날 행사에선 경기 북부의 현실을 담은 연극이 무대에 오르고, 도민이 직접 고충과 희망을 전달한다. 김 지사는 ‘아이들이 꿈꾸는 경기도’를 주제로 편지 형태의 선언문을 낭독한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 지사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 신성장 동력으로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경기 북부가 최적의 대안이라며 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아울러 도는 2026년 7월1일 특별자치도 출범을 목표로, 올 2월부터 기본계획과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북부특별자치도에는 의정부·고양·남양주·파주·가평·연천·김포 등 북부 11개 시·군이 포함된다. 도 전체 면적(1만195㎢)의 42%를 차지하며, 인구는 25.8%에 해당하는 360만명 규모다.
북부특별자치도 강연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도 제공
지방자치법에 따라 분도는 국회의원 입법 시 법률안 발의와 지방의회 의견 청취 또는 주민투표, 국회 심의의결, 공포의 절차를 거친다. 김 지사는 도지사 출마 당시부터 중첩 규제로 뒤떨어진 경기 북부가 지역 특성에 맞게 독자적 발전을 꾀하기 위해선 독립적인 의사결정권과 실행력을 지닌 광역자치단체로 거듭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월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목표이고 여야가 따로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당시 김 지사는 “경기 북부의 발전뿐 아니라 대한민국 성장의 허브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신설이 필요하다”면서 “경기북도가 가진 360만 인구와 잘 보존된 자연생태계를 우리의 경쟁력으로 살릴 때 대한민국 전체 경제성장률을 1~2%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대통령께서 특히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5월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토론회에선 “내년 총선 전 특별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고, 이달 도의회 도정질의에서는 “특별자치도 설치와 북부 대개발은 판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0.31%포인트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국회 발의 뒤 주민투표법 제8조 발동…도민 55% 찬성, 71.8% 투표 참여

이번 주민투표 제안은 김 지사의 정치적 돌파구이기도 하다. 여야가 절반씩 의석을 나눈 도의회가 번번이 발목을 잡는 가운데 법령에 따른 정면 돌파를 선택한 셈이다.

지방자치법 제5조는 ‘자치단체의 폐치분합’을 법률로 정하고 지방의회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주민투표법 제8조의 주민투표를 할 경우 우선순위가 바뀐다. 김 지사의 요청에 행안부 장관이 답할 경우 김 지사는 곧바로 주민투표 요구 사실을 공표하고 이후 형식적으로 지방의회 의견을 들은 뒤 투표 등을 거쳐 결과를 행안부 장관에게 알리면 된다.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은 이미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도는 주민투표 요청 뒤 3개월 정도 시간이 걸려 내년 초에는 주민투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도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이 문제에 대한 법 통과를 시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7월 도가 도민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55.0%가 찬성하고, 71.8%가 주민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남부지역에 비해 북부에서 주민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이 높았다. 북부의 경우 투표 의향은 80.1%에 달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경기도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월14일부터 26일까지 만 18세 이상 도민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유무선 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는 ±1.4%포인트이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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